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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역 넘어 자원·군사·정치까지 패권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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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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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미ㆍ중 무역 전쟁이 단순한 이익 다툼이 아닌 주요 2개국(G2) 간 세계 질서의 주도권을 둘러싼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당장 다음 달 1일 중국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이 시행되면 조만간 미국이 예고했던 3250억달러(약 387조40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25%의 추가 보복 관세 부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양측이 그 사이 극적인 협상 타결을 이뤄낼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동안 숨을 고르던 관세 전쟁은 더욱 격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관세는 중국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사람들이 회사와 함께 그 나라에서 달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압박에) 약한 국가가 된 이란이 협상을 원하듯 중국도 매우 약한 국가가 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실상 중국이 양보하지 않는 한 당분간 미국이 움직일 생각은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중국도 결사항전의 태세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전날 "중국은 국가 주권과 존엄에 상처를 주는 어떠한 합의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 총성만 없는 전면전= 양국의 갈등은 이미 무역 전쟁을 넘어섰다. 희토류ㆍ대두(콩) 등 광물ㆍ식량 자원까지 무기화하는 한편 군사ㆍ정치 영역으로 대립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날 외신에 따르면 미군은 내년부터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동티모르 학살 등으로 중단했던 인도네시아 특수전사령부와의 합동훈련을 재개한다. 전날 중국 국방부는 미국이 대만을 이용해 자신들을 견제하려 한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우첸(吳謙)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이 최근 '대만 패'를 자주 쓰는데 '대만으로 중국을 제압하겠다(以臺制華)'라는 것은 완전히 허황한 망상"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미국 의회 하원에서 '2019 대만 보증법'이 통과되고 미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 빈도가 높아지는 등 미국과 대만의 관계가 가까워지는 상황을 비판한 것이다.


미국은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인권 문제도 건드리고 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다음 달 톈안먼 사태 30주년을 맞아 중국의 인권 및 민주주의 현실을 정면 비판하는 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이날 미 CNBC 등이 보도했다. 미국 내에선 신장 위구르 지역의 이슬람교도 탄압에 대한 비판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 세계 주도권 둘러싼 도전과 응전= 이처럼 양국 간 갈등의 전방위적 확산은 이번 무역 전쟁이 G2 간 패권 경쟁을 근간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정책으로 유럽ㆍ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에서 영향력을 강화해 21세기 패권 국가로 부상하려는 중국과 이에 맞서 '인도ㆍ태평양 전략'과 무역 전쟁을 중심으로 중국을 저지하며 패권을 지키려는 미국이 정면 충돌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의 숭훙(宋泓) 세계경제정치연구소 부소장은 30일 "이번 미ㆍ중 무역 전쟁은 중국의 부상과 양국 간 세력 교체 과정에서 불거진 패권 전쟁 양상을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숭 부소장은 "과거 대국 간 관계에서 세력 교체 과정은 전쟁을 수반했듯 미ㆍ중 간 세력 교체 대결은 향후 점점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양국 간 무역 갈등뿐 아니라 기술 냉전, 인적ㆍ문화 교류 장애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문제가 터지고 있으며 다방면에서 양국 간 세력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ㆍ중 정상이 다음 달 28~29일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조우할 예정이지만 전망은 흐리다.


전문가들은 단순 무역 갈등이 아니라 총력전이 불가피한 패권 다툼 성격인 만큼 당초 예상대로라는 반응이다. 즉 미국의 진짜 목적은 무역적자 해소 등 경제적인 이득뿐만 아니라 잠재적 라이벌 국가로 떠오른 중국을 견제해 추락시키겠다는 의도였으며, 중국이 이달 초 마무리되는 듯했던 협상에서 돌연 강경 입장으로 전환한 배경도 이 같은 상황을 인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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