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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소시오패스와 사이코패스의 차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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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는 어떻게 다를까요? [사진=영화 '베트맨'의 한 장면]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는 어떻게 다를까요? [사진=영화 '베트맨'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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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현대 사회를 살아 나가기가 힘겹지 않으신가요? 끔찍한 행동을 하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반사회적인 인격자들을 볼 때마다 정상적이지 못한 사회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얼마전 일어났던 아파트 방화사건이나 PC방 살인 사건 등 범인이 피해자들을 잔혹하게 살해하고도 양심의 가책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는 점에 사람들은 분노했습니다. 언론들은 이들을 '사이코패스(Psychopath)'나 '소시오패스(Sociopath)'라고 규정합니다.

이들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가 일반인들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보통 두렵고 교묘하게 사람을 조작하며 폭력적인 행동을 저지르는 사람을 가리켜 '미쳤다'고 하거나 '사이코'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이런 '낙인'이 오히려 위험한 행동을 부추기는 방아쇠가 될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세계 정신의학계에서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를 공통적으로 진단하는 용어는 '반사회적 인격장애(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입니다. 반사회적 인격장애는 사회적 규범을 어기는 반사회적 행동들을 반복하고, 충동 조절의 어려움을 겪고, 다른 사람과의 공감이 부족한 사람들을 분류하는 진단입니다.


'정신질환 진단과 통계 편람(DSM-5)'에 따르면, 반사회적 인격장애 진단을 받은 사람들은 사회적 규범을 따르지 않고, 사기성이 있으며, 충동적이고, 무책임하고 무모하며, 후회나 죄의식과 같은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고 합니다.

한 마디로 사회나 다른 사람과는 '공감제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자신의 이익만이 중요하기에 별 다른 거리낌 없이 사회적 통념을 반(反)하는 것이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의 공통적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한국어로 번역해보면, 사이코패스는 '정신병질자'가 되고, 소시오패스는 '사회병질자'가 됩니다. 단어의 의미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사회적 교류 수준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사이코패스는 다른 사람과 아예 감정의 교류를 하지 못하지만, 소시오패스는 일정 수준의 공감과 사회적 애착 형성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사이코패스는 어떤 후회나 반성도 느끼지 않고 서슴없이 악행을 저지르지만, 소시오패스는 비슷한 일을 저지르면서도 어느 정도는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는 말입니다. 다만, 그 가책의 정도가 정상인에 비해 터무니 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저명 심리학자들은 "사람들은 보통 좋아할 수 없고 이해할 수도 없으며 악마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사이코패스라고 부르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러나 사이코패스는 보통 폭력적인 행동이나 범죄 행위를 보이는 연쇄 살인범과 똑같이 취급하면 안된다. 사이코패스는 일반인과 생각의 관점이 다르고, 일방적으로 위험해 보이지도 않는다"고 진단합니다.


반면, 소시오패스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소시오패스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권력을 갖기 위해 다른 사람을 조종하려는 행동패턴을 보이는데 그 과정에서 파괴적인 행동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사이코패스는 충동적으로 감정컨트롤이 힘들다는 점을 보여주지만, 소시오패스는 감정컨트롤 능력이 매우 뛰어납니다.


소시오패스는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며, 정직하지 못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잘못을 전가하고 때로는 거짓말로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기도 합니다. 소시오패스에게 양심이란 없습니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일말의 거리낌이나 망설임 없이 거짓말을 합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사이코패스가 선천적이라면, 소시오패스는 후천적으로 발생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소시오패스가 어릴 때 겪었던 심리적 외상이나 신체적·감정적 학대 등 부정적 환경이 원인이 돼 나타날 수 있다는 주장이지요.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세계 인구의 약 4% 정도를 차지하는 소시오패스를 후천적 교육 등을 통해 줄일 수도 있다는 말이 됩니다.


부모에게 학대받고 방임 속에서 자라난 아이는 처음 부딪힌 인간관계에서 안정감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도 애착을 쉽게 형성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들은 다른 사람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 지에 대해 관심이 없기 때문에 쉽게 피해를 끼치거나 스스럼없이 무시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학대 등 생애 초기 스트레스를 겪는 아이는 사회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이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3세 때 공포 학습이 잘 이뤄지지 않은 아이들이 20년 뒤 범죄자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고, 생후 5주 아기들이 사람의 얼굴을 덜 선호할수록 성인기에 반사회성 인격장애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소시오패스는 무서운 범죄자가 아닌 옆집 이웃일 수 있다는 점이 서글픕니다. 소시오패스는 개인의 문제일 수 있겠지만, 사회적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어긋난 이웃이지만 함께 미래로 가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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