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경기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 시신에서 주저흔과 방어흔이 나왔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기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20일 오전 11시30분께 가장 A씨(51)와 아내 B씨(48), 딸 C양(18)이 숨져 있는 것을 아들 D군(15)이 발견해 신고했다.
아들 D 군은 경찰 조사에서 "오전 4시까지 학교 과제를 한 뒤 늦게 잠이 들었다가 일어나 보니 오전 11시가 넘었고, 가족들이 숨져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3명은 딸 C양의 방에서 발견됐다. 모두 흉기에 찔린 흔적이 발견됐고, 혈흔과 함께 흉기가 발견됐다. 방 안에 외부 침입 흔적은 없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A씨의 시신에서는 주저흔(자해 과정에서 생긴 상처), C양의 손 부위에는 방어흔(가해자 공격을 방어할 때 생기는 상처)이 발견됐다. 아내 B씨의 시신에서는 주저흔이나 방어흔이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이런 정황을 근거로 A 씨가 아내와 딸을 살해하고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A 씨 가족은 최근 억대 부채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사건 전날 부부와 딸은 함께 모여 아파트 처분 문제를 두고 상의하면서 신세한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은 가족이 처지를 비관하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D 군은 "전날 오후 부모님과 누나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비관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로 했다. 1차 부검 소견은 오늘(21일) 오후 4시께 나올 예정이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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