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레이건 대통령의 식량지원 사례 인용
"인도적 지원과 정치는 분리해야 한다" 강조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북 식량지원 관련 의견수렴 간담회에서 참석 목회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오정현 사랑의 교회 담임목사,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 소강석 새에덴교회 담임목사 등이 참석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정부의 대북 식량지원 추진과 관련해 정치와 인도주의를 분리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한편 대북 인도적 지원에 관한 행정절차를 간소화하겠다고 21일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A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취임 후 첫 통일부 기자간담회에서 "배고픈 아이는 정치를 모른다"면서 "인도적 지원은 인도주의라는 원칙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며, 정치와 분리해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보편적 합의"라고 말했다.
김 장관의 '배고픈 아이는 정치를 모른다'는 언급은 1984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당시 에티오피아 식량 지원을 둘러싸고 미국 내부에서 상당한 논란 있었고, 미국은 정치적인 이유로 식량 지원을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에티오피아에서는 엄청난 아사자 발생했다. 이후 미국 내 인도적 단체들은 '배고픈 아이는 정치를 모른다'고 호소했다.
김 장관은 "레이건 대통령은 끝내 그 말을 수용하며 식량 지원을 승인했고, 이후 '배고픈 아이는 정치를 모른다'는 말은 인도적 지원에 대한 국제사회의 보편적 합의를 상징하는 말로써 사용돼 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안에도 인도적 지원 단체의 활동을 위축시켜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장관은 대북 식량지원의 시기와 규모, 방식을 결정하기 전에 다양한 국민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시기·규모·방법 관련해 통일부는 지금 다양한 차원에서 의견수렴을 하고 있다"면서 "이와 함께 한편으로는 실무적으로 통일부 차원에서 검토해야 할 것들을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취임 두달여를 앞둔 김 장관은 통일부의 대국민 정책서비스 기능을 강화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통일부에는 인도적 지원단체, 종교계 등 다양한 정책고객들이 있다"면서 "이들과 소통을 활발하게 하고 좀 더 자주 의견수렴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 차원에서 '민관정책협의회'를 부활시키겠다고 김 장관은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민관정책협의회를 가동하는 등 통일부가 정책 고객들과 소통해왔 측면이 있지만 최근에는 그런 부분들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민관정책협의회를 부활시켜서 인도적 지원 단체, 지방자치단체 등 여러 정책 고객들하고 제도적인 차원에서 협의를 해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인도적 지원과 관련해서는 절차를 간소화하고 민원처리가 혁신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김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강조했던 이산가족 문제에 대해서도 보다 적극적인 정책 추진을 약속했다. 그는 "대한적십자사에 등록된 이산가족 13만3000여명 중 7만8000여명이 이미 돌아가시고 5만 5000명이 살아계시다"면서 "이산가족 문제는 시간이 굉장히 한정돼 있으며, 특별히 관심을 갖고 해결해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10일 전남 목포항 부두 선착장에서 열린 'WFP(세계식량계획) 쌀 5만톤 원조 출항' 기념식에서 우리 쌀 점보백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출항하는 쌀은 다음 달 예멘 아덴 항구에 도착해 하역할 예정이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원본보기 아이콘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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