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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스타트업式 인재 구하기

최종수정 2019.05.15 11:40 기사입력 2019.05.1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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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스타트업式 인재 구하기

며칠 전 두 창업자와 식사를 함께 했다. 한 명은 국민 다수가 이름을 알 만한, 요즘 크게 주목받는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 대표. 또 한 명은 성장 기반을 착실히 다진 끝에 이제 막 도약을 시작한 초기기업 창업자였다.


나로 말하자면 이제 겨우 창업 2년 차에 들어선 햇병아리 대표인지라 두 선배님께 조언을 얻고 싶은 것이 많았다. 하지만 결국 그날 자리는 이구동성으로 "어디 괜찮은 인재 없나요?"를 목 놓아 외치는 것으로 끝났다. 업종과 성장 단계, 경영 스타일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세 사람 모두 직면한 가장 절실한 문제는 인재 영입과 조직 문화, 특히 팀 워크 구축이었다.


아마 일반적인 국내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스타트업 창업자 간에 자신의 일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 중 가장 큰 차이가 나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인사(HR) 이슈일 것이다. 대기업의 경우 신입ㆍ경력 할 것 없이 채용 실무를 담당하는 것은 담당 부서다. 대체로 비슷한 규정과 절차에 따라 공고를 내고 지원서를 받는다. 전체 과정 중 CEO가 직접 관여하는 것은 최종 면접 정도다.


스타트업은 완전히 다르다. 대표가 가장 많은 에너지를 쏟는 것이 리크루팅과 직원 소통이다. 이것은 단지 회사가 작기 때문만은 아니다. 어려운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며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기 위해,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기 때문이다. 이는 유니콘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수십년째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세계적 혁신 기업들이 성과를 통해 증명한 사실이다.


과거의 팀 워크와 리더십은 '리더가 달려가면 팀원은 쫓아가는' 형태였다. 요즘은 어떤가. '팀원이 달려가면 리더는 장애물을 치우는' 방식이다. '린 스타트업' '에자일' '구글 스프린트' '그로스 해킹' 같은 용어들이 이를 대변한다. 쉽게 말해 다양한 전문성과 캐릭터를 지닌 멤버들이 팀을 이뤄 '프로토 타입 출시ㆍ베타 론칭ㆍ유저 데이터 분석ㆍ제품에 반영ㆍ재출시'의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한다. 이는 단지 기술 기업뿐만 아니라 각종 제조, 서비스, 금융, 심지어 동네 가게 운영까지 적용할 수 있다. 복잡한 세상, 갈수록 똑똑해지는 고객,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성장하려면 더욱 빠르게 변화하는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이는 한 사람이 할 수 없는 일, 한 명만 똑똑해봤자 소용 없는 일이다. 필요에 따라 팀 조합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어야 하며 누구라도 각자 맡은 업무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자기주도성은 강한 신념으로부터 나온다. 특히 20, 30대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더욱 그렇다. 우리 제품과 서비스가 세상을 좀 더 좋은 곳으로 바꿀 거라는 믿음, 의미 있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는 자부심, 최고의 동료들과 일하고 있다는 만족감, 내 의견과 노력이 존중 받는 기쁨.


따라서 최고의 팀을 꾸리고픈 경영자라면 회사의 비전을 명확히 하고 그에 맞는 인재를 영입하며, 그가 끊임없이 동기 부여를 받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소통해야 한다. 역량 있는 스타트업 대표일수록 대기업보다 더 까다로운 기준으로 사람을 고르고 또 고르는 이유다.


이제는 국내 대기업 중에도 이 같은 현실에 맞춰 변신을 도모하는 곳이 적지 않다. 문제는 입으로만 혁신을 외칠 뿐 자신의 리더십 문제는 외면하는 경영진과 임원들이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새 시대의 일하는 방식은 임원이라 해서 예우해 주거나 예외를 두지 않기 때문이다. 기득권을 버리고 신입처럼 하나하나 배워가지 않으면 적응이 불가능하다. 그런 면에서 무려 28년을 '옛날 방식'으로 일해온 나 또한 지금 가장 도전적인 과제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덕분에 긴장되고 그 이상으로 가슴이 뛴다. 적어도 나는 '현재'를 살고 있으니.


이나리 헤이조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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