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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소재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연극 '잃어버린 마을'

최종수정 2019.04.03 21:43 기사입력 2019.04.03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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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여명의 눈동자'의 한 장면 [사진= 수키컴퍼니 제공]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의 한 장면 [사진= 수키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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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제주 4·3이 71주기를 맞았다. 3·1 독립 운동과 상하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올해 어느 때보다 우리의 아픈 역사를 다룬 공연이 많이 무대에 올려졌다. 연장선상에서 공연계는 제주 4·3에도 시선을 둔다.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와 연극 '잃어버린 마을: 동혁이네 포차'가 대표적이다.


여명의 눈동자는 소설가 김성종씨가 1975~1981년 일간스포츠에 연재한 동명 소설과 1991~1992년 MBC에서 방영돼 화제를 모은 동명의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다.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는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와 '제주 4·3' 등을 다뤄 화제를 모았다. 당시 최고 시청률 58.4%를 기록했다.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는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일제 치하의 막바지인 1944년부터 약 10년의 세월을 다룬다. 광복 전 이야기와 광복 후 이야기의 비중이 2:3으로 광복 후 이야기의 비중이 더 높다.


뮤지컬에서는 특히 제주 4·3이 비중있게 그려진다.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권동진과 동진의 어머니라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권동진은 최대치의 친구로 제주도가 고향이다. 광복 후 최대치가 윤여옥과 아들을 데리고 제주도에 내려가는 부분도 원작 드라마와 다르게 설정됐다. 광복 후의 주무대를 제주도로 설정해 제주 4·3을 조명했다.


노우성 연출은 "해방 이후의 이야기들은 이념에 대한 부분과 남북이 분단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념과 분단이라는 두 주제를 제주 4·3 하나로 설명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4·3 안에 해방 이후의 대한민국의 비극적인 역사가 모두 담겨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제주 4·3이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공론화되지 못한 부분도 선택의 이유 중 하나다. 제주 4·3이 더욱 공론화돼 대한민국 근현대사에서 제 자리를 찾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연극 '잃어버린 마을: 동혁이네 포차'의 한 장면  [사진= 컴퍼니다 제공]

연극 '잃어버린 마을: 동혁이네 포차'의 한 장면 [사진= 컴퍼니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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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잃어버린 마을: 동혁이네 포차의 주인공 신동혁은 4·3 때 불타 없어진 곤을동 마을의 몇 안 되는 생존자다.

4·3은 1947년 3월1일부터 1954년 9월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수 많은 제주도민들이 끔찍하게 학살된 사건이다. 4·3의 대부분 피해는 1948년 11월부터 1949년 2월까지 중산간마을 및 도민들을 대상으로 한 초토화 작전기간 동안 발생하는데, 이 기간 동안 제주도민 22만여명 중 3만여명 이상 사상자가 발생했다. 또 약 300여개의 마을이 소실되는 피해를 입는데 곤을동은 당시 소실된 아름다운 해안가 마을이다. 곤을동 마을은 1949년 1월 5~6일 불에 타 폐허가 됐다. 연극 제목 잃어버린 마을은 곧 곤을동 마을이다.


주인공 신동혁은 마을이 불타면서 임신한 아내와 이웃 친구들을 모두 잃고 자신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평생을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는 4·3 당시 의도치 않게 서북청년단 단원으로 인정받아 목숨을 부지할 뿐 아니라 4·3 이후 정부로부터 곤을동 지역에서 넓은 땅도 받는다. 그는 곤을동의 비극을 기억해야 한다며 곤을동에서 포장마차를 하며 산다.


연극은 동혁의 아들 재구가 제주 고향으로 내려오면서 시작된다. 재구는 서울에서 정치학 교수 임용을 앞두고 있다. 재구는 30년이 넘었지만 군부 독재 때문에 4·3 사건에 대해 한 마디도 할 수 없는 현실에 개탄한다. 그는 아버지 동혁이 4·3 당시 서북청년단원으로 제주 도민들을 학살했다고 오해한다. 12·12와 신군부의 등장이라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재구는 모진 고문을 받고 다리가 불구가 돼 제주로 다시 내려온다. 아들마저 큰 상처를 입으면서 동혁이네 가족은 큰 시련을 겪고 이 과정에서 재구의 아버지 동혁에 대한 오해가 풀린다.


연극은 동혁의 기억을 통해 1949년을 소환한다. 30년 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비극의 역사를 보여준다. 곤을동 사람들은 남조선로동당(남로당)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군경 토벌대에 의해 목숨을 잃는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이념과 무관하게 단지 흰 쌀밥을 먹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남로당에 가입했을 뿐이다.


무거운 제주 4·3사건을 다루지만 지극히 서민적인 포장마차에서 어울리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면서 극은 적지 않은 웃음을 유발한다. 포장마차라는 배경은 극을 무겁지 않게 아픈 역사를 고발하는 중요한 장치가 된다.


여명의 눈동자는 오는 17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잃어버린 마을은 7일까지 충무아트센터에서 공연한 후 이달 말 대학로 아르코 극장으로 무대를 옮겨 앵콜 공연을 할 예정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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