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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독서]지금은 '구독경제' 시대, "모든 산업은 서비스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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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맞춤형 관리, '구독경제 시대'의 도래


[기자의 독서]지금은 '구독경제' 시대, "모든 산업은 서비스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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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애플의 충격적인 올해 1분기 어닝쇼크 발표에 전 세계 증시가 휘청거렸다. 중국 경제 쇼크 여파로 애플의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이 22%나 감소했다고 알려지면서 애풀의 1분기 매출전망치가 최고 9%나 급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플의 주가는 이 부진한 스마트폰 판매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회복세로 돌아섰다. 아이폰 판매는 부진했지만, 대신 지난해 30% 넘게 성장했다고 알려진 '서비스' 부문 실적 때문이었다.


애플페이, 애플뮤직, 클라우드 서비스 등 애플의 서비스 부문은 2017년부터 매출규모가 3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미 단독으로도 미국 내 100대 기업에 속할 수 있는 막대한 규모로 커진 셈이다. 물론 스마트폰 제조사 애플의 서비스업 성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여전히 존재하지만, JP모건 등 주요 투자자들은 부진한 실적 발표 직후 10%나 주가를 끌어올린 이 서비스 부문에 주목하고 있다. 제조사에서 실적 보조 역할에 국한됐던, 한마디로 부가서비스에 불과했던 서비스 부문이 이제는 실적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 것.

제조사의 실적이란 전통적으로 혁신적이고 놀라운 제품으로 소비자를 유혹한 뒤, 생산비용을 지속적으로 줄여 소비자가격과의 차익에서 발생하는 마진으로 견인해왔다. 하지만 애플 뿐만 아니라 가전, 운송, 심지어 중후장대 사업이라고 일컫던 자동차 제조사까지 서비스 부문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고객한테 한번 물건을 팔면 끝이던 시대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고객에게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며 맞춤형 관리를 해나가는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의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구독과 좋아요의 경제학'은 이 구독경제 시대 급변하고 있는 비즈니스와 시장상황에 대해 풀어주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 티엔 추오(Tien Tzuo)는 정액제 서비스 과금시스템 분야의 세계 최대기업인 '주오라(Zuora)'의 최고경영자(CEO)로서 자신의 고객사들에서 벌어진 각종 변화의 사례들과 오늘날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파악해야할 구독경제의 실체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그가 주목해야한다고 강조하는 분야는 애초부터 구독경제로 시작해온 업종인 미디어 산업이다.


그는 "옛날에 신문사라 불리던" 회사들의 급격한 변화를 설명하는데 많은 노력을 할애한다. 자신들의 발행물을 단순 제조품으로, 그리고 여기에 따라붙는 광고수익을 마진으로 여기며 스스로를 제조사로 생각해왔던 신문사들이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며 어떻게 달라져왔는지를 설명한다. 그는 인터넷 혁명이후 대다수 언론사들이 집중해 온 '인쇄물 대 디지털'이란 대결구도는 덧없는 것이며, 결국 고객들이 스스로 구독버튼을 누르게 만드는 콘텐츠의 품질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플랫폼, 새로운 형식에만 매몰되느라 잊어버린 '고객의 취향' 속에 언론사 뿐만 아니라 모든 사업분야가 살아날 방안이 있다고 역설한다.

이를 위해 각 사업체가 나서야할 실천방안으로 제시되는 것은 'PADRE'란 시스템으로 요약된다. 이 PADRE란 고객과 연결될 '파이프라인(Pipeline)'을 갖추고, 잠재적 선택을 '확보(Acquire)'하며, 고객의 삶 속에 '배치(Deploy)'된 후,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운영(Run)'되며 고객 규모가 끝없이 '확장(Expand)'되는 구독경제의 전 과정을 의미한다. 단순 생산과 판매량을 조절하며 커갔던 제조업의 단순했던 마케팅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는 의미다.


이처럼 저자의 확신에 가득찬 360여 페이지에 걸친 구독경제로의 변화는 놀랍고 흥미롭지만, 그가 한껏 밝게 설명하는 이 유토피아적인 서비스 세계에도 그림자는 보인다. 더 작게 쪼갤 수 있는 초소형, 체험형 점포의 등장, 각종 네트워크 서비스, 인공지능(AI)에 의해 점점 줄어들 기업의 인건비는 CEO인 저자에겐 희망찬 미래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정작 이 책을 읽고 있는, 임금으로 살아가는 구독경제의 소비자들 입장에서 이 내용이 마냥 희망찬 내용으로만 읽힐지 의문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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