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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온유의 느·낌·표] 휴식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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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온유의 느·낌·표] 휴식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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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내게 '최고의 휴식'은 음악이다. 열아홉 수험생 시절이나 4년차 직장인이 된 지금이나 자기 전 눈 감고 듣는 10분의 음악보다 좋은 건 없다. 음악에 무작정 걷기까지 더해지면 모든 시름이 날아간다. 스물넷 백수 시절엔 서울에서 시험을 치고 내려와 녹초가 된 나를 달래려 역에서 집까지 1시간 동안 음악과 함께 걷기도 했다.
반대로 음악이 '최고의 피로'가 될 때가 있다. 3년 전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쇼팽 콩쿠르 갈라콘서트에서 처음 만난 날이 떠오른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D구역 무려 스무 번째 줄에 앉아, 손톱만 한 그를 더 자세히 보려 애썼던 그날. 빠르게 달리는 손가락을 쫓아 단 하나의 선율도 놓치지 않으려 귀 기울였던 그날 말이다. 연주회가 끝나자 기진맥진 했던 기억이 난다. 결국 진정한 휴식이란 매개체가 무엇이냐 보다 그 무엇을 대하는 나의 태도에 달린 것일까.

새 책 '휴식의 철학'은 나의 물음과 맞닿아있다. 제대로 쉬는 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책의 저자는 애니 페이슨 콜 교수다. 그는 신경훈련 강좌를 개설하고 오랜 세월 정신집중과 긴장이완으로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가르쳐왔다. 우리에게는 꽤 낯선 과목이다.

그는 현대인이 과도한 긴장에 사로잡혀 진정한 휴식 법을 모른다고 지적하는데 그 예로 58쪽에서 연주회 이야기를 꺼낸다. 그는 "근사한 연주회를 보고 나면 푹 쉬어야 한다는 말은 절대로 과장이 아니다. 사람들은 몸과 마음이 바짝 긴장해야만 음악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다고 믿는 편"이라고 했다.
하지만 우리의 생각과 반대로 긴장의 정도와 감상의 질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 저자의 말이다. 오히려 즐거운 감상을 위해서는 긴장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자연의 방식을 따라야 훨씬 깊이 있는 감상이 가능하다. 신경계가 완벽하게 자유로워야 자연의 참된 리듬을 탈 수 있다"고 했다.

전시회도 마찬가지다. 각양각색의 모양들, 천차만별의 소재들이 잠시 쉴 짬도 없이 눈에 들어오는 것은 버거운 일이다. 휴식을 찾아 연주회와 전시회를 들락날락거렸더니 더 피곤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나 보다. 저자는 "그림을 향해 너무 멀리 달려가지 말고 조용히 그림이 우리에게 오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책에는 짜증을 다스리는 법, 분노를 놓는 법, 통증을 줄이는 법 등이 등장하는데 저자는 이 모든 것이 역기를 드는 법처럼 노력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근육을 만들어 힘을 키우듯이 노력으로 긴장을 없앨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휴식은 우리 안에 내재한 법칙"이라며 "우리가 간절히 필요로 하고 매일 꾸준히 노력하면 미처 인식하기도 전에 우리 뜻대로 운용할 수 있다"고 했다.
임온유 기자 ioy@

<휴식의철학/애니 페이슨 콜 지음/김지은 옮김/책읽는귀족/1만6000원>

※책 속의 한 대목:자연이 허락하는 휴식은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그저 그곳에 있는 것이다. 그것을 취하든지, 취하지 않든지 그것은 인간의 선택이다. 그러나 이 휴식을 받아들이려면 먼저 제대로 쉬지 못하는 개인적인 성향을 고쳐야 한다.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여러 세대에 걸쳐 유전된 불안정한 습성들을 알아차리고 피해야 하는 것이다. 휴식은 우리 안에 내재한 법칙이다. 우리가 간절히 필요로 하고, 매일 꾸준히 노력하는 열의를 보인다면 미처 인식하기도 전에 우리 뜻대로 운용할 수 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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