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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치료 신약물질 개발, 30대 과학자의 집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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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두 가지 원인 억제 '네크로스타틴-원' 내놓은 양승훈 KIST 박사

▲양승훈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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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치매는 현대사회의 가장 치명적 질병 중 하나이다. 기억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가족은 물론 끝내 자신이 누구인지 구분조차 못하는 지경에 이른다. 과학자들이 온갖 노력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나서고 있는데 여의치 않다. 아직 치료제가 없다. 알츠하이머는 현대인의 10대 사망 원인 질환 중 유일하게 예방과 치료 방법이 없는 질병이다. 알츠하이머는 치매의 60~8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젊은 과학자가 알츠하이머(치매)에 도전장을 던져 눈길을 끈다. 양승훈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36)가 주인공이다. 양 박사는 최근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두 가지 원인을 모두 잡을 수 있는 신약물질을 내놓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알츠하이머는 크게 두 가지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베타아밀로이드(Aβ)와 타우(tau) 단백질 이상 현상이 그것이다.
학계에서는 이를 두고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두 개의 파로 갈려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양 박사는 "매년 알츠하이머와 관련해 대규모 학회가 열리는데 언제나 두 개의 섹션으로 나눠진다"며 "연구자에 따라 두 개의 치매 원인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냐의 판단에 따라 파가 갈린다"고 설명했다.

양 박사는 치매를 일으키는 두 개의 원인 중 어느 하나가 더 중요한 게 아니라 두 개 모두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양 박사는 사실 뇌과학 전문가는 아니다. 그는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마쳤다. 세포생물학과 면역학이 전공이다. 치매 쪽으로 관심을 옮긴 이유는 무엇일까.

양 박사는 "바이러스 등이 세포에 침투하면 세포가 죽는 경우가 있다"며 "세포가 죽게 되면 이 과정에서 물질을 분비하는데 그것이 염증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세포가 죽어가는 과정에서 분비하는 염증을 전문으로 연구했던 그가 뇌세포 쪽으로 자신의 전공 분야를 응용했다.
그는 "치매는 쉽게 말해 뇌세포가 죽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라며 "뇌세포가 사멸되면서 어떤 과정이 벌어지는지 정확한 원인을 알고 싶었고 다행히 내가 전공한 학문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양 박사는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의 이상 현상을 동시에 억제하는 신약 후보물질인 '네크로스타틴-원(Necrostatin-1)'을 개발했다. 네크로스타틴-원은 두 단백질을 직접 뇌에서 조절하고 치매 증상을 정상 수준으로 회복시켜줄 수 있는 후보 물질이다.

'네크로스타틴-원'을 알츠하이머 생쥐에 직접 투약했더니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응집체가 뇌에서 눈에 띄게 줄었다. 타우 단백질의 과다인산화와 응집현상 역시 억제됐다. 알츠하이머의 주요 원인 단백질을 모두 억제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뇌세포 사멸을 방지하고 인지기능이 개선되는 효능도 나타났다.

양 박사는 "세포생물학을 전공한 것이 치매 연구를 하는데 기초가 되고 있다"며 "앞으로 치매를 계속 연구해 정확한 원인 규명은 물론 개발된 신약이 상용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양 박사는 한동대학교 생명과학과 석사를 거쳐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4년부터 KIST 치매 융합연구단에 박사후과정(Post-Doc)으로 합류했다. 지난해 대통령 펠로우십에 선정돼 매년 1억3000만 원의 연구비를 5년 동안 지원받는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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