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당 서정주와 함께한 한국문학 100년을 돌아보다

[아시아경제 정동훈 인턴기자]

미당 서정주 시인. 사진제공=미당기념사업회

미당 서정주 시인이 태어난 지 올해로 100년이다. ‘팔할의 바람’이 한국문학과 함께한 시간을 되짚고 미당의 시혼(時魂)을 일깨우는 세미나가 열렸다.

한국현대시인협회(이사장 손해일)는 22일 서울 ‘문학의집·서울’에서 미당 탄생 100주년 기념 세미나 ‘미당 서정주 시혼 청산에 깨어나다’를 열었다. 문효치 한국문인협회 이사장과 신규호 시인 등 문인 200여명과 문학계 인사들이 모여 미당의 문학 세계를 재조명했다.

1915년 일제강점기에 태어난 서정주 시인은 한국의 전통과 설화를 현대시를 통해 되살렸다. 박목월 시인과 함께 근대 한국 문학의 양대 시 산맥을 이뤘다고 평가받는다. 미당은 시문학 발전에 크게 공헌했지만 친일 행적 논란이 일었고 그의 대표시인 ‘국화 옆에서’는 교과서에서 삭제됐다.

손해일 이사장은 세미나에서 “미당 시인은은 한국문학의 대통령이라고 볼 수 있다. 공은 공이고, 작품은 작품이다. 공과 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문효치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역시 “미당 시인은 한국적인 정신을 우리에게 불어넣어 주셨다. 한국 언어를 확장시키고 마술성을 갖게 한 마술사”라고 했다.

이날 신규호 시인의 진행으로 시작된 토론회에선 이남호 고려대학교 교수가 ‘미당 시를 만나는 방식과 노래의 아름다움’, 유성호 한양대 교수가 ‘서정주 한국 서정시의 한 정점’, 김용태 전 신라대학교 총장이 ‘미당 시의 발전 과정, 그 불교적 의미’라는 주제로 논문을 발표했다.

토론회 후 신규호 시인은 “시인은 오로지 시가 있을 뿐이다. 시인 역시 육체를 뒤집어쓰고 괴로워하는 한 인간일 뿐”이라며 “미당에 대한 논란은 시인의 본질에 대한 인식 부족 때문이 아닌가 한다”고 마무리했다.

정동훈 인턴기자 hooney53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