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2폰族 600만명
업무용·개인용 스마트폰 나눠 쓰는 추세…이동통신 가입자.알뜰폰 사용자, 인구 수보다 훨씬 많아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중견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은동우(가명)씨는 회사일과 개인 일을 구분하기 위해 2대의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닌다. 성능이 떨어지는 구형 스마트폰은 가장 저렴한 요금제로 유지하는 대신 신형 스마트폰은 월 7만9000원에 2년 약정으로 가입해 사용 중이다. 은씨는 "이전부터 사용해오던 구형 스마트폰은 요금 부담도 별로 없다"며 "휴대폰을 두 대 사용하면 업무용과 개인용을 구분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만족해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고경영자(CEO)나 대기업 임원들에게서만 볼 수 있었던 '1인 2폰' 사용자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는 일반폰(피처폰)과 스마트폰을 사용했다면 최근에는 스마트폰 두 대를 사용하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피처폰 가입자 수는 월 평균 50만5500여명씩 줄어드는 데 반해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지난 1월 5363만9000여명에서 7월 5414만4000여명까지 증가했다.
통계청이 추계한 2013년도 우리나라 인구가 5021만9700명임을 감안하면 휴대폰 보급률이 100%를 넘어서고도 약 392만4300대가 더 개통된 것이다. 여기에 약 200만명에 달하는 알뜰폰 사용자까지 더하면 인구 수보다 592만대가량이 더 개통된 셈이다. 직장인 장모씨는 "일하면서 명함 주고받는 일이 많은데, 가족과 함께하는 주말에도 업무전화가 많이 온다"며 "연락처 노출이 잦아서 그런지 광고나 스팸전화도 많이 받았는데 개인용 폰을 장만하면서부터는 가족이나 지인 전화만 받을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투폰' 사용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단지 업무용과 개인용 구분을 위해서만은 아니다. 서로 다른 운영체제(OS)인 iOS와 안드로이드의 약점을 서로 보완해주다 보니 이제는 어느 하나도 못 버리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출판사에 다니는 김모씨는 "원래 아이폰을 썼는데 회사에서 갤럭시를 제공해 줬다"며 "처음엔 앱스토어에 구매해 놓은 콘텐츠들이 아까워 투폰을 유지했지만 이제는 양쪽에서 나에게 맞는 콘텐츠만 골라 쓰는 데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해외의 많은 국가는 수년 전부터 '1인 2폰 시대'가 열렸다. 영국,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을 비롯해 호주, 뉴질랜드, 중국 등에서도 휴대폰 가입자가 인구보다 많다. 가입자식별모듈(SIM) 카드만 있으면 쉽게 다른 휴대폰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유학한 강모씨는 "아무 휴대폰이나 심카드만 있으면 사용 가능하고 심카드 구입비용도 비싸지 않기 때문에 투폰 시대가 된 지는 오래됐다"고 말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집 사려고 주담대 신청했는데 날벼락…중동發 금리...
인구성장율은 앞으로도 둔화될 전망이지만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인 2폰 외에도 사물통신 가입 건수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물통신은 비닐하우스나 보안서비스 등에 적용되는 사람·사물, 또는 사물·사물 간 사용되는 통신이다. 사람이 직접 하기에 위험한 일이나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일 등을 기계가 대신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 통신사에서 사물통신 고객으로 가입된 숫자는 지난달 기준 50만명 수준으로 월 1500~7000건씩 늘어나고 있다. 그는 "인구 수가 줄어드는 데도 불구하고 이동통신 가입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데에는 1인 2폰 시대가 열린 것이 가장 큰 이유"라면서도 "큰 비중은 아니지만 사물통신 고객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