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집·채용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차별한 경우 사업주를 형사처벌하도록 한 고령자고용법 조항과 형법상 '기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헌재는 1월 29일 고용상 연령차별을 처벌하는 고령자고용법 조항에 대해선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형법 제314조 제1항 중 '기타 위계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 부분은 재판관 전원일치로 각각 합헌 결정을 했다(2021헌바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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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개요]

A 씨 등은 은행에서 인사·채용 업무를 담당했다. 국회의원, 유력 인사, 금융감독원 직원 등 은행의 영업·감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사가 지원한 경우를 '특이자'로, 부서장 이상 임직원 자녀를 '임직원 자녀'로 별도 명단을 만들어 관리했다.


이들은 서류전형 부정 통과와 면접점수 조작 등으로 여러 차례 부정 합격시키는 방식으로 면접위원들의 면접 업무와 채용 업무를 방해한 혐의(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로 기소됐다.

또 신입사원 모집 과정에서 내부 연령 기준을 초과한 지원자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서류전형에서 배제하고, 연령별 차등 배점 기준을 적용해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모집·채용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차별한 혐의(고령자고용법 위반)도 받았다.


A 씨 등은 2020년 1월 일부 유죄 판결을 선고받았고 항소심과 상고심을 거쳐 2022년 6월 판결이 확정됐다. 항소심 진행 중 고령자고용법 제23조의3 제2항과 형법 제314조 제1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심판 대상]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23조의3(벌칙) 제2항 "제4조의4 제1항 제1호를 위반하여 모집·채용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차별한 사업주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 제314조(업무방해) 제1항 "제313조의 방법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고령자고용법 조항 합헌 의견 요지]

-고령자고용법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하는 고용차별을 금지하고, 고령자가 능력에 맞는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촉진함으로써 고령자의 고용안정과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고용에서의 연령차별은 본질적으로 '능력에 따른 대우'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이러한 입법목적과 연령차별금지의 핵심 내용, 조항의 문언, 대법원과 유관기관의 해석, 관련·유사 규정의 내용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조항은 그 의미와 판단 기준을 도출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이며, 사업주가 모집·채용 과정에서 행위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기준을 제공하고 집행자의 자의적 법집행을 배제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법 규범의 적응력을 위해 어느 정도 일반·추상적 입법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고령자고용법 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이 사건 조항으로 사용자나 인사권자의 계약의 자유가 제한되기는 하나, 그 제한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한정돼 정도가 중대하다고 보기 어렵다. 반면 고용 영역에서 차별을 금지하고 실질적 균등 기회를 보장하려는 공익은 매우 중대하다.


-따라서 이 사건 고령자고용법 조항은 법익의 균형성을 갖추었고,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계약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고령자고용법 조항 반대의견 요지]

-김상환, 김복형 재판관

-이 사건 고령자고용법 조항은 '합리적'이라는 추상적 문언만으로는 판단 기준이나 방향을 알아내기 어렵다. 또한 '합리적인 이유 없이'라는 문언을 두고 있는 이상, 연령차별행위가 존재하는 경우 아주 예외적인 경우만 면책되는 것으로 볼지, 아니면 행위 당시 행위자의 입장을 기준으로 해 아무런 합리적 이유가 없는 경우에 한해 범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볼 것인지도 알기 어렵다. 이는 능력에 맞는 직업의 지원·촉진과 고용안정에 이바지한다는 입법취지에 비추어 보더라도 마찬가지다.


-연령차별의 예외 사유로 '직무의 성격에 비추어 특정 연령기준이 불가피하게 요구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으나, 이것이 연령에 따른 신체적·정신적 능력의 차이를 의미하는지, 학습능력·적응능력의 차이를 의미하는지 등을 조문만으로 예측하기 어렵다. 사업장의 규모나 성격 등이 '합리적인 이유' 유무 판단에 어떻게 고려될 수 있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나아가 법관의 보충적 해석을 통해 보완 역시 곤란해 보이며 해석 사례가 축적돼 있지 않다.

-결국 이 사건 고령자고용법 조항은 형벌규정으로서 국민에게 명확한 행위 기준이나 지침을 제시하지 못하고, 법집행기관에 지나치게 넓은 재량을 부여하고 있으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반된다.


[형법 조항 합헌 의견 요지]

-2011년 이 사건 형법조항의 '위계', '업무', '방해' 등의 용어들은 업무방해죄의 보호법익 및 관련조항 등을 고려하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


-2025년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 및 공무집행방해죄의 법정형은 각 죄의 보호법익과 죄질 등을 고려할 때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


-선례와 달리 판단할 사정 변경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결정 의의]

헌법재판소가 모집·채용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등을 차별하는 경우를 형사처벌하는 고령자고용법 조항의 위헌 여부에 대해 처음 판단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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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명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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