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정책과제 보고서 307개사 조사
57% 비용 부담 호소
92% "내년 지역별 요금제 기대"

산업경쟁력 확보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핵심 과제인 '전기화'가 국내 제조업계에서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매출액 상위 1000대 기업 중 307개사를 대상으로 '기업의 전기화 현황과 정책과제 조사'를 실시해 8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현재 전기화를 '추진 중'인 기업은 31.9%에 그쳤다. 반면 '추진 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62.9%에 달했다. '추진 예정'인 기업은 5.2%로 집계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8일 공개한 국내 매출액 상위 1000대 기업 중 307개사의 전기화 현황. 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공회의소가 8일 공개한 국내 매출액 상위 1000대 기업 중 307개사의 전기화 현황. 대한상공회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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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화를 추진 중인 기업의 절반 이상(56.8%)은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다소 크다'가 42.0%, '매우 크다'가 14.8%로 나타났다. 가장 큰 부담 요인은 '높은 초기투자비'(84.0%)였다. 이어 '높은 운영비'(56.2%), '정책 불확실성'(18.5%), '안정적 전력공급 우려'(16.4%), '기술 부족'(12.1%) 순으로 응답했다.

기업들은 전기화 촉진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 1순위로 '전력조달비용 부담을 줄이는 인센티브'(66.1%)를 꼽았다. 이어 '요금·시장 제도개선'(61.9%), '에너지정책 예측가능성 제고'(45.0%), '기술개발 및 인력양성'(23.1%)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주요 선진국은 탈탄소와 전기화를 추진하는 기업을 돕기 위해 전력비 경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는 재생에너지 사용 기업에 할인 요금을 적용한다. 캘리포니아주는 전기화 기업을 위한 요금 인센티브를 도입할 예정이다. 중국은 고효율 에너지집약기업에 요금 할증을 면제해 준다. 독일은 녹색투자를 전제로 전기요금 차액을 직접 보조한다. 폴란드도 유사한 요금 보조 제도를 준비하고 있다. 일본은 에너지 효율 기준을 충족한 기업에 재생에너지 부과금을 감면한다.

내년에 도입될 산업용 지역별 전기요금제에 대해서는 기업들의 기대가 컸다. 응답 기업의 91.8%가 비용 부담을 덜고 전기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해당 요금제 도입 시 비수도권 신·증설 투자를 '검토할 여지가 생길 것'이라는 응답은 49.8%로 집계됐다.


정연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화석연료를 전기로 대체하는 전기화를 가속하려면 기업의 전력조달비용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며 "주요국과 같이 정부기금을 활용해 기업의 전력조달비용 부담을 낮추고 전기화를 돕는 지원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조홍종 한국자원경제학회장은 "지난달 발표된 K-GX 이후 기업지원이 구체화하고 현장에서 가동되려면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유인제도가 잘 설계돼야 한다"며 "전력시장 요금제가 변화되고 있는 시기인 만큼 정책 간 연계를 통해 전기화, 녹색투자의 시너지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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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기업의 전기화는 아직 초기 단계로, 지원체계를 어떻게 갖추느냐에 따라 확산 속도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기업이 비용 부담 때문에 전기화를 망설이지 않도록 전력조달비용을 낮추는 인센티브와 예측 가능한 요금체계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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