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갱이','민주화' 막았다…애플이 숨겨온 수상한 목록의 정체
독립 연구원, iOS 내부 단어 목록 분석
독재자 트럼프·티베트 독립…한국어도 포함
“정치적 표현 제한은 기준의 일관성에 문제”
애플이 아이폰 키보드의 자동완성과 스와이프 입력 기능에서 욕설과 성적 표현뿐 아니라 정치적으로 민감한 단어와 문구까지 추천 대상에서 제외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제한 목록에는 '독재자 트럼프', '티베트 독립' 등 정치적 표현과 한국어 단어도 포함됐다.
7일 연합뉴스는 독립 보안 연구원 데릭 코프먼이 개인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한 조사 결과를 인용, 애플이 아이폰 운영체제 iOS에 다국어 단어 제한 목록을 운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프먼은 지난해 9월 스와이프 입력 과정에서 특정 단어가 제대로 인식되지 않는 현상을 발견한 뒤 iOS 내부에 저장된 단어 목록을 분석했다. 다른 보안 전문가도 별도로 유사한 목록을 복원해 조사 결과를 확인했다.
해당 목록은 특정 단어의 입력 자체를 차단하는 방식은 아니다. 이용자가 직접 입력할 수는 있지만 키보드의 자동완성이나 손가락을 움직여 단어를 입력하는 스와이프 기능에서 해당 표현을 추천하지 않도록 설계됐다. 코프먼은 이런 목록을 '그레이리스트(회색 목록)'라고 칭했다.
제한 대상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판하는 '독재자 트럼프(Dictator Trump)'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잠꾸러기 조(Sleepy Joe)'가 포함됐다. '티베트 독립(Tibetan independence)', '통일 아일랜드(United Ireland)' 등 국제 정치와 관련된 표현도 있었다. 실제 입력 과정에서 'Sleepy Joe'가 'Sleepy hope'로 바뀌거나 'United Ireland'가 'United Iceland'로 인식되는 사례도 확인됐다.
한국어 목록에는 '극우', '빨갱이', '민주화', '가카', '히로뽕' 등이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어 목록에서는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가리키는 '류쓰(六四)'와 대만 독립을 뜻하는 '타이두(臺獨)' 등이 발견됐다. 프랑스어와 히브리어 목록에도 이민과 영토 분쟁에 관한 표현이 포함됐다.
코프먼은 "부적절한 표현이 실수로 전송되는 것을 막으려는 목적일 수 있지만, 정치적 표현까지 제한하는 것은 기준의 일관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외신을 통해 밝힌 입장에서 이용자는 원하는 단어나 문구를 직접 입력할 수 있으며 자동완성 추천을 무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아이폰 키보드는 부적절하거나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단어가 추천되는 상황을 피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한 목록의 정확한 규모와 구체적인 선정 기준은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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