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밀착했다가 중간선거에서 거센 역풍을 맞은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들이 정치 전략 재정비에 나섰다. 민주당이 의회 권력을 확보하며 인공지능(AI) 규제 강화를 예고한 데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기술 업계와 거리를 둬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양쪽 모두로부터 압박을 받는 처지에 놓였다.

지난 10월 8일 열린 '새로운 황금시대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훈장을 받은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엔비디아 CEO 젠슨 황, 구글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이 단상에 서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지난 10월 8일 열린 '새로운 황금시대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훈장을 받은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엔비디아 CEO 젠슨 황, 구글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이 단상에 서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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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AI 기업들은 최근 민주당계 인사들을 영입하고 규제 수용 의사를 밝히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빅테크 기업들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선거운동 단체에 6억 달러(약 8000억 원) 이상을 지원했으나, 공화당은 연방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모두 민주당에 내줬다.


선거 패배 이후 공화당 내부에서는 오히려 빅테크와의 밀착이 패배를 불렀다는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공화당 전략가 브렌던 스타인하우저는 "기술 업계 거물들을 실리콘밸리로 돌려보내야 한다"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과의 결별을 주장했다. 친(親)트럼프 활동가인 에이미 크레머 역시 "거대 AI 기업의 돈에 의회 다수당 지위를 걸고 도박하느라 정작 우리 유권자들을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내년 1월 새 의회가 출범하는 대로 기술기업 경영진을 청문회에 세워 선서 증언을 요구하고, 연방정부 계약을 맺은 머스크 등의 사업 활동 전반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에 빅테크 기업들은 서둘러 의회 관계 재설정에 착수했다. 오픈AI는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의 딸 제시카 슈머를 영입했고, 메타와 팔란티어도 민주당 인맥을 갖춘 로비스트 채용에 나섰다. 아울러 AI 기업들은 전력 소모 등으로 논란이 된 '데이터센터'의 명칭을 '컴퓨팅 캠퍼스'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지역사회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학교 지원과 전력망 확충, 환경 보호 대책 등을 약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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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같은 뒤늦은 이미지 개선과 유화책으로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불신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규제 찬성 단체인 가드레일스 얼라이언스의 쇼나 토머스 대표는 빅테크 기업들이 그간 정치권과 맺어온 밀착 관계 탓에 어떤 제안을 내놓더라도 초기부터 반발에 부딪힐 것이라며 "그들은 아직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짚었다.


세종=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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