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쌍방울 등 12개 수사…기존 공판과 중복
조작기소 규명 명분…재판 영향 놓고 이견
최대 309명 규모…공소청·중수청 파견 부담

이미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의 수사·기소 과정을 다시 조사하는 특별검사가 출범을 앞두게 됐다. 국회는 공소취소 논란을 불러온 기존 사건의 강제 이첩 조항을 삭제했으나 재판 중인 사건을 특검 수사 대상으로 남겼다. 검찰청 폐지 1달여 만에 파견검사에게 종전 수사권을 부여하면서 형사사법 체계와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명 정부 들어 7번째 특검이 가동되면 인력난에 시달리는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국회는 6일 본회의에서 윤석열 정부 검찰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의혹을 규명하는 특검법을 재석 168명 중 찬성 167명, 반대 1명으로 가결했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특검은 특별검사보 8명과 특별수사관 70명, 파견검사 20명, 기타 파견공무원 210명 등 특별검사를 포함해 최대 309명으로 구성된다. 준비기간을 포함한 수사기간은 최장 200일이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조작기소 특검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하고 있다. 2026.11.06 윤동주 기자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조작기소 특검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하고 있다. 2026.11.06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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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취소 조항 삭제…재판 중 사건은 남겨

특검의 수사 대상은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 개발사업과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송금 등 이재명 대통령 관련 6개를 포함한 12개다.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과 서해 공무원 피격, 월성원전 경제성 조작 사건 등도 포함됐다. 상당수는 이미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판결이 선고된 사건이다.


특검은 해당 사건의 유무죄를 다시 판단하는 대신 당시 검찰과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이 증거를 조작하거나 진술을 강요하는 등 수사·기소 권한을 남용했는지를 조사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특검이 살펴볼 증거와 진술이 기존 재판에서도 유무죄를 판단하는 근거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사건의 수사·기소 과정을 특검과 법원이 각각 판단하게 되는 셈이다.

당초 법안은 특검이 검찰에서 수사하거나 공소를 유지 중인 사건을 넘겨받아 공소유지 여부까지 결정하도록 했다. 기존 담당 검사가 특검의 지휘에 불응하면 공소수행 업무에서 배제할 수도 있었다. 이러한 규정이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에 활용될 수 있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심사 과정에서 해당 조항을 삭제했다.


그러나 수정안 제2조 제1항 제6호는 이미 기소돼 재판이 계속 중인 사건을 수사 대상으로 유지했다. 제6조 역시 특검의 공소유지 권한을 인정하고 형사소송법상 검사의 권한을 준용하도록 했다. 기존 사건을 강제로 넘겨받는 권한은 삭제했지만 재판 중인 사건에 관여할 수 있는 규정은 일부 남은 셈이다.


서울 서초구 공소청 정문. 강진형 기자

서울 서초구 공소청 정문.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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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특검의 공소취소 권한을 둘러싼 법적 해석도 엇갈릴 수 있다. 최기도 국회 법사위 전문위원은 원안 검토보고서에서 형사소송법 제255조를 준용하면 별도의 규정 없이도 특검이 공소를 취소할 수 있다는 해석을 제시했다. 공소취소 권한을 배제하려면 이를 명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밝혔다. 다만 수정안에서 사건 강제 이첩권이 삭제된 만큼 특검이 공소청이 담당하는 기존 재판의 공소를 직접 취소할 수 있는지는 별도로 따져봐야 한다.


특검의 수사 결과가 기존 재판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 제327조는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초해 기소했거나 검사가 기소 재량권을 현저히 벗어난 경우를 공소기각 사유로 추가했다. 특검이 증거 조작이나 진술 강요 등을 확인하면 피고인 측이 이를 근거로 공소기각을 주장할 수 있다. 다만 특검의 판단에 법원이 구속되는 것은 아니며 공소기각 여부는 재판부가 독립적으로 결정한다.


민주당은 기존 수사기관이 조작수사 의혹의 당사자인 만큼 독립적인 특검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법조계에서는 특검이 재판 중인 사건을 공소권 남용으로 결론 내린다면 재판에 외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가 팽배한 상황이다.


검사 직접수사 폐지했지만 특검은 예외

특검에 파견되는 검사에게 종전 검찰의 수사권을 부여한 조항도 쟁점이다. 정부는 지난달 2일 검찰청을 폐지하고 수사 기능을 중수청으로, 기소와 공소유지 기능을 공소청으로 분리했다. 검사의 직접수사권을 원칙적으로 폐지해 수사와 기소 권한의 집중을 막겠다는 취지였다.


이번 특검법은 이러한 원칙에 예외를 뒀다. 부칙 제6조는 특별검사와 특별검사보, 파견검사의 수사권·지휘권에 개정 전 형사소송법을 적용하도록 했다. 공소청 소속 검사가 특검에 파견되면 종전 검찰의 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다. 특검이 작성한 조서 등의 증거능력도 개정 전 규정에 따르도록 했다.


개정 형사소송법도 특검에 종전 수사권을 적용하는 예외를 두고 있다. 이번 특검법은 이를 개별 법률에 명시한 경우다. 검찰의 권한 남용을 막기 위해 수사·기소를 분리하면서도 그 남용 의혹을 규명할 특검에는 두 권한을 함께 부여한 데 대해 법조계 일각에서 제도적 일관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유다.


법무부도 입법 과정에서 이견을 냈다.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지난 4일 법사위 법안심사 과정에서 "공소청 검사가 수사에 관여할 경우 공정성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파견검사 규모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행은 "검사의 파견이 불가피하더라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정안에는 파견검사 정원 20명이 유지됐다.


중대범죄수사청. 2026.10.16 김현민 기자

중대범죄수사청. 2026.10.16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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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요청에 1명…관계기관 인력난 가중

이번 특검은 공소청과 중수청, 경찰청 등 관계 기관에서 검사 최대 20명과 기타 공무원 최대 210명을 파견받을 수 있다. 파견 요청을 받은 기관장은 이에 따라야 하며, 특검은 불응한 기관장에 대해 징계절차 개시를 요청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력을 내보내야 할 기관들은 인력 부족과 사건 적체에 시달리고 있다.


공소청도 인력난과 사건 적체에 시달리고 있다. 이 대행은 지난달 8일 국회에서 수원공소청의 검사실당 미제 사건이 500여건에 달한다고 했다. 다른 공소청도 검사실마다 200~300건의 사건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 뒤에도 사건 적체가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새로운 특검에 검사와 수사관을 추가로 파견해야 하는 부담까지 떠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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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청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지난달 정원 2874명 가운데 약 1900명만 확보한 채 출범했다. 전체 정원의 3분의 1가량이 비어 있는 상태에서 기존 사건 수사와 조직 정비를 병행하고 있는 셈이다. 인력 부족은 다른 특검의 파견 요청에서도 드러났다. 이태한 선관위 특검은 지난달 23일 김지용 중수청장을 만나 압수수색과 디지털포렌식 등에 투입할 수사관 10명가량의 파견을 요청했다. 이후 수사관 7명을 특정해 파견을 요청했으나 중수청은 이달 4일 이들을 보내기 어렵다고 회신했다. 대신 파견할 수 있다고 밝힌 인원은 수사관 1명이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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