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연구팀, 금속 거울 활용한 광학 공진기 개발
복잡한 미세가공 없이 빛 가둬…차세대 광학소자 응용 기대

머리카락 굵기의 1000분의 1 수준인 초박막 소재를 이용해 빛의 파장을 변환할 때 발생하는 빛의 세기를 약 12만 배 높이는 기술이 개발됐다. 복잡한 미세가공 없이 얇은 막을 쌓는 방식으로 빛을 가두는 구조를 구현해 차세대 광학소자와 양자광학 기술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대는 박규환·공수현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약 55㎚(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두께의 이황화몰리브덴(MoS₂)을 이용해 빛의 파장 변환 성능을 높이는 광학 공진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지난달 24일 자에 게재됐다.

금속 기반 초박막 공진기의 작동 원리와 임계 결합 설계 지도. 금속 표면에서 반사되는 빛의 위상 변화를 이용해 기존보다 훨씬 얇은 막에서도 빛을 가두는 '0차 공진'을 구현한 원리(a, b). 소재의 굴절률과 흡수 특성에 따라 최적의 공진기 구조를 선택할 수 있는 설계 기준도 제시했다(c). 연구팀 제공

금속 기반 초박막 공진기의 작동 원리와 임계 결합 설계 지도. 금속 표면에서 반사되는 빛의 위상 변화를 이용해 기존보다 훨씬 얇은 막에서도 빛을 가두는 '0차 공진'을 구현한 원리(a, b). 소재의 굴절률과 흡수 특성에 따라 최적의 공진기 구조를 선택할 수 있는 설계 기준도 제시했다(c). 연구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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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2차 조화파' 현상이다. 빛이 특정 물질과 상호작용하면서 원래 빛보다 주파수가 두 배 높고 파장은 절반인 새로운 빛을 만들어내는 현상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파장 910㎚의 근적외선을 파장 455㎚의 파란색 가시광선으로 변환했다.

문제는 소재가 얇을수록 빛과 물질이 상호작용할 기회가 줄어든다는 점이다. 빛을 원하는 파장으로 바꾸는 효율도 떨어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빛을 내부에 가두는 광학 공진기가 활용돼 왔지만, 기존 방식은 정교한 미세가공이 필요하거나 소재에 따라 구조를 새롭게 설계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금속 거울에 반사된 빛의 위상이 변하는 현상을 활용했다. 위상은 빛을 이루는 파동의 주기상 위치를 뜻한다. 빛의 위상을 적절히 조절하면 서로 다른 빛이 강화되거나 상쇄되는 현상을 이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 매우 얇은 막에서도 빛을 가두는 공진 구조를 구현했다. 여기에 입사한 빛이 다시 반사되는 것을 최소화하는 '임계 결합' 조건을 적용해 빛과 소재의 상호작용을 강화했다.

연구팀 사진. (왼쪽부터) 박규환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교신저자), 공수현 교수(교신저자), 이순재 박사(공동 제1저자), 정해석 석박사통합과정(공동 제1저자). 고려대 제공

연구팀 사진. (왼쪽부터) 박규환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교신저자), 공수현 교수(교신저자), 이순재 박사(공동 제1저자), 정해석 석박사통합과정(공동 제1저자). 고려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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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에서는 약 55㎚ 두께의 이황화몰리브덴에 반투명 금속 거울을 결합했다. 그 결과 특정 조건에서 입사광의 반사가 억제됐으며, 생성된 2차 조화파의 세기는 단층 이황화몰리브덴 소재와 비교해 약 12만 배 높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의 의미는 단순한 빛의 세기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 연구팀은 소재의 굴절률과 빛 흡수 특성을 바탕으로 적합한 공진기 구조를 결정할 수 있는 설계 기준도 제시했다. 복잡한 나노구조를 가공하지 않고도 다양한 초박막 소재에 맞는 광학 공진기를 설계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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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이 기술이 향후 빛의 파장을 변환하는 광학소자와 광학 센서, 양자광학 분야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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