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국고보조사업과 복지·법정경비 증가로 도 자체 투자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이 전체 예산의 5% 안팎에 그치는 등 세출구조의 경직성이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도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기 재정브리프' 제3호를 6일 공개하고, 국고보조사업에 따른 지방비 부담과 인구 증가·고령화에 따른 복지수요 확대, 법정 이전지출 등이 가용재원을 제약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보고서는 '경기도 세출은 왜 줄일 수도, 바꿀 수도 없나'를 주제로 도 예산 규모가 커지고도 도민을 위한 자체사업 재원이 부족한 구조적 원인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 기준 경기도 일반회계 세출예산 37조6115억원 가운데 국고보조사업 등이 55.5%(20조9000억원), 시군·교육청·타 시도로 이전되는 법정경비가 약 22%(8조2000억원)를 차지했다. 두 항목을 합치면 전체 예산의 4분의 3을 넘는다. 반면 도가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추진하는 투자사업은 3조4000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9%에 불과했다.
국고보조사업이 확대되면서 경기도가 함께 부담해야 하는 예산도 빠르게 늘고 있다. 본예산 기준 국고보조금은 2022년 11조5423억원에서 2026년 16조5865억원으로 4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에 대응하는 도비 매칭 비용은 1조6222억원에서 2조5219억원으로 55.5% 늘었다. 특히 2025년과 비교하면 2026년 한 해에만 4016억원 증가했다.
보고서는 국고보조사업이 전국적으로 일정 수준의 복지와 안전을 보장하는 역할을 하지만, 사업 대상과 지원 단가 등을 국가가 정하는 만큼 경기도가 지출을 자율적으로 조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시설 건립 이후 발생하는 운영·보수비와 국비 지원 종료 후 사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비용도 지방재정의 추가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인구 증가와 고령화에 따른 복지수요 확대도 세출을 늘리는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2026년 5월 기준 경기도 인구는 1424만명으로 전국 인구의 4분의 1 이상이 거주하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도 2021년 188만명에서 2026년 6월 253만명으로 65만명 늘었다. 전국 어린이집의 31%가 경기도에 집중돼 있어 노인 돌봄과 영유아 보육 수요가 함께 증가하는 상황이다.
기초연금·장기요양·의료급여 등은 대상자가 늘어날수록 지방비 부담도 커지는 대표적인 의무지출이다. 경기도가 자체적으로 지출 규모를 조정하기 어려운 항목들이다. 이에 따라 본예산 기준 복지예산은 2022년 14조528억원에서 2026년 19조6007억원으로 증가했다.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41.8%에서 49.0%로 높아졌다.
시군 조정교부금과 교육청 전출금 등 법정 이전지출도 가용재원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세입이 늘더라도 일정 부분을 시군과 교육청, 타 시도 등에 의무적으로 이전해야 하기 때문에 세수 증가가 도의 자율적인 투자재원 확대로 온전히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차입재원 의존이 커지면서 향후 상환 부담도 우려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2026년 제2회 추경 기준 자체 투자사업 약 3조4000억원 가운데 약 1조5000억원은 지역개발기금·지방채·통합계정 차입으로 마련한 재원이다. 이를 제외하면 도 자체 재원으로 선택할 수 있는 투자사업 규모는 전체 예산의 약 5% 안팎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재정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정부가 국고보조사업을 신설하거나 확대할 때 지방비 부담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와 충분히 협의할 것, 국가 복지사업의 기준보조율을 높일 것, 인구 규모와 사업량을 고려해 보조율을 차등 적용할 것 등을 제시했다.
경기도 자체적인 세출 관리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사업의 필요성과 성과, 중복 여부를 평가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도민을 위한 민생예산을 본예산에 우선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기금과 지방채를 활용할 때는 장기간 사용하는 시설 투자와 매년 반복되는 운영비 지출을 구분해 재원 조달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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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경기도지사는 "단순하게 예산 규모가 크다고 해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까지 넉넉한 것은 아니다"며 "도민의 삶에 꼭 필요한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지출의 우선순위를 면밀히 살피고, 국가와 지방의 재정부담을 합리적으로 나누는 방안에 대해서도 도민의 이해와 공감대가 넓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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