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인수역량 시험하는 AIDC
삼성리 등 공동 인수체계 구축 나서
초대형 위험에 인수능력 한계 우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대형화로 기존 보험의 보장 공백 우려가 커지면서 보험업계가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고 발생 시 대규모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이를 충분히 보장하기 위한 보험 인수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보험사들이 공동 인수를 통해 위험을 분산하고 복합 위험을 반영한 평가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위험 커지자…공동 대응 나선 보험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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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싱가포르 재보험 자회사 삼성리는 아시아 데이터센터를 대상으로 한 공동 보험체계 구축에 참여하고 있다. 싱가포르통화청(MAS)이 이달 초 발표한 이 사업에는 글로벌 재보험중개사 갤러거리(Gallagher Re), 재보험사 스코르(SCOR), 미쓰이스미토모해상화재보험(MSIG), 싱가포르 사이버보안협회(CASL) 등이 함께하며 참여 기관들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초기 2억달러 규모의 보험 인수 능력을 마련하고 향후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공동 인수체계 구축에 나서는 이유는 데이터센터 관련 위험이 기존 보험시장의 인수 역량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티에리 레제 스코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일 열린 싱가포르 국제재보험회의에서 "현재 보험업계가 단일 위험에 대해 제공할 수 있는 보험 보장 규모는 약 150억달러에 그치는 반면 보유한 여유 자본은 약 700억달러에 달한다"며 "이는 보험업계가 새로운 산업의 위험을 평가할 역량이 부족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레제 CEO는 AI 모델 '클로드' 운영사 앤스로픽의 경고도 언급했다. 앤스로픽은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기업공개(IPO) 신고서에서 "AI 관련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피해 규모가 워낙 커서 개별 보험사는 물론 보험업계 전체도 이를 감당할 충분한 자금이나 전문성을 갖추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데이터센터 위험 관련해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를 개별 건물이 아닌 여러 기술의 복합체로 평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전력망 연결시설, 배터리 저장장치, 발전·냉각설비 등이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 전문기관 업타임 인스티튜트의 조사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가동중단 원인으로는 전년 기준 전력 장애가 45%로 가장 많았고 냉각설비 장애(14%), 네트워크 장애(11%), IT 시스템 장애(9%) 등이 뒤를 이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예상되는 최대 손실액을 산정할 때 전력, 냉각, 사이버 위험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며 "사고 이후 복구 기간, 영업 중단에 따른 손실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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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이 데이터센터 위험을 재보험으로 분산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는 장비가 비싼 것도 문제지만 여러 위험이 한곳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 더 큰 고민"이라며 "여러 기업의 보험계약이 얽혀 있다 보니 사고 한 번에 보험금 청구가 동시다발로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 정치 문제로 데이터센터 건설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AI 인프라는 강대국 간 헤게모니 싸움이라 투자가 멈추진 않을 것"이라며 "사업 속도가 다소 늦춰질 수는 있어도 데이터센터 수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보험사들이 위험평가 역량을 키우고 재보험을 통해 위험을 나눠 인수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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