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 확보에만 3년 반 '거북이걸음' 지체
석면 철거·분묘 처리비용도 교육청에 떠넘겨

전남교직원수련원 건립 사업이 보성군의 잇따른 비협조와 '비용 떠넘기기'로 인해 당초 계획보다 사업비가 125억원이나 폭등하며 난항을 겪고 있다. 무리한 행정 지연은 물론, 애초 약속했던 지원금마저 대폭 축소하면서 기관 간 신뢰가 무너지고 혈세만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6일 본지가 입수한 '보성교직원수련원' 관련 세부 협약 및 사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수련원 건립 과정 곳곳에서 보성군의 소극 행정이 치명적인 걸림돌이 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교직원수련원 전경.

전남교직원수련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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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원 수련원은 2021~2022년 부지교환 단계부터 기관 간 이견으로 마찰을 빚었다. 보성군은 군관리계획 결정 이후 교환을 추진하려 했고, 조기 교환을 원했던 교육청의 요청은 묵살됐다. 여기에 보성군이 돌연 감정평가법인을 변경하면서 절차는 더욱 장기화했고, 결국 교육청은 3차례의 협의회와 1차례의 군수 면담까지 거치며 읍소해야 했다.

2022~2023년에는 보성군의 무리한 비용 전가가 이어졌다. 당초 협약상 수련원 부지는 폐교인 웅치초등학교와 맞바꾸기로 돼 있었으나. 보성군은 해당 폐교의 석면 철거를 돌연 교육청에 요구했다. 결국 교육청이 1억7,000만원가량의 자체 예산을 들여 석면 철거까지 떠안아야 했고, 해당 공사는 2023년 2월에야 완료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부지교환 이후 발견된 분묘(무덤)에 대해서도 보성군은 처리가 곤란하다며 뒷짐을 졌다. 참다못한 교육청이 직접 전수조사에 나서고 처리 방안까지 마련해야 했다.

행정 절차 역시 거북이걸음이었다. 보성군의 군관리계획 변경에만 무려 16개월이 소요됐고, 건축 협의는 2023년 2월에야 끝났다. 당초 협약서상 보성군은 2019년 12월 말까지 소유권 확보와 공유재산 교환 행정절차를 마치기로 했으나, 실제 소유권 이전은 2023년 7월에 이뤄졌다. 약속보다 무려 3년 반 이상 지연된 셈이다.


보성군이 허송세월하는 동안 사업비는 크게 불어났다. 중앙투자심사 당시 244억원이던 총사업비는 물가 변동에 따른 시설비 45억원 증액 등이 겹치며 설립계획 단계에서 308억원, 최종적으로 369억원까지 치솟았다.


보성군이 당초 약속했던 59억원 규모의 지원 사업 역시 이행되지 않고 있다. 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중앙투자심사 당시 보성군이 약속한 지자체 대응 투자 및 연계 사업은 총 59억원 규모였다.


경관육교·도로선행 개선·상하수도 등 37억원 규모의 자체 협력 사업과, 우회도로(소방도로) 개설 및 전신주 이설 등 22억여 원 규모의 연계 사업을 합친 금액이다.


지난 2023년 3월 전남도의회 교육위원회 위원 10명이 현장을 찾았을 당시, 보성군 인구정책과장은 이 중 37억원 규모의 협력 사업에 대해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부지 교환을 제외하면 당초 약속했던 59억원 규모의 지원 사업 중 현재까지 이행된 것은 전무한 실정이다.


취재진이 '소극적 행정으로 막대한 사업비가 급증했는데, 만약 대응 투자 거부로 사업이 중단될 경우 교육청의 매몰 비용에 대한 피해 보상은 보성군이 책임질 것인가'라고 묻자, 보성군 관계자는 "제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즉답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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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전남)는 조속한 착공과 보성군의 적극적인 투자를 강하게 촉구했다. 보성군 역시 의원들에게 협약 이행을 공언했던 것으로 파악되지만, 3년 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핵심 사업은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호남취재본부 이준경 기자 lejkg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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