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유층도 노후자금 마련에 고심
은퇴 목표자금 '35억원'…의료비 1년 새 7.5%↑
부유층 10명 중 3명 "상속보다 내 노후가 먼저"

자산이 넉넉한 미국인들도 은퇴 후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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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하려면 35억원 필요"…모은 돈은 52%뿐

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HSBC가 투자 가능 자산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 이상을 보유한 미국 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들이 꼽은 은퇴 필요자금은 평균 260만달러(약 35억원)였다. 이는 1년 전보다 26% 증가한 금액이다. 반면 실제 마련한 은퇴 자금은 목표액의 52%에 그쳤다.


일반 미국인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블랙록 조사에서 미국인이 은퇴에 필요하다고 본 금액은 약 210만달러(약 28억원)였다. 그러나 응답자 62%는 저축액이 15만달러(약 2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답했다. 조사 대상과 방식에 차이가 있어 HSBC 조사와 직접 대조하기는 어렵지만, 일반 가계 역시 노후에 필요한 금액과 실제 보유 자산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존재하는 셈이다.

HSBC 조사에서 은퇴 목표액 대비 저축 달성률은 베이비붐 세대가 74%로 가장 높았다. X세대는 55%였으며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각각 42%, 45%에 그쳤다. 젊은 세대는 저축 기간이 더 길다는 이점이 있지만, 은퇴에 필요한 자금이 빠르게 늘어나면 목표액을 채우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펙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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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요양비 부담에…부유층 31% "상속보다 내 노후 준비"

은퇴 이후 의료비 부담도 노후 준비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피델리티가 추산한 올해 65세 은퇴자의 은퇴 후 예상 의료비는 평균 18만5500달러(약 2억5000만원)로 지난해보다 7.5% 증가했다. 생활비뿐 아니라 의료·요양 비용까지 고려해야 하는 만큼 은퇴 목표액이 계속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속에 대한 생각도 달라지고 있다. HSBC 조사에서는 부유층 응답자의 31%가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것보다 자신의 장기요양 비용 등을 우선하겠다고 답했다. 노후에 필요한 의료·돌봄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자녀에게 남길 유산보다 자신의 생존과 생활을 먼저 챙기려는 태도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의료·요양 비용이 오를수록 이런 응답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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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은 트랜스아메리카 연구소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은퇴 시장에 '퍼펙트 스톰'이 닥쳤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퍼펙트 스톰은 여러 악재가 한꺼번에 겹쳐 충격이 커지는 상황을 뜻한다. 은퇴 목표자금은 늘어나는 반면 저축액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의료비 부담까지 커지면서 미국인의 노후 준비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영 인턴기자 zero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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