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술 흐르는 하천까지
AI로 만든 신도시 홍보 영상 화제
아파트가 거대한 양주병으로 변하고, 냇가에는 물 대신 술이 흐른다. 도로에는 술병이 굴러다니고 시민들은 하천에 흐르는 술을 잔에 담는다. 영화 속 상상도시를 연상시키는 이 장면은 경기 양주시가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신도시 홍보 영상의 일부다. 지역명인 '양주'와 술을 뜻하는 '양주'를 연결한 재치 있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경북 김천시의 '김밥축제'처럼 아예 '양주 축제'를 개최하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양주시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된 회천신도시 홍보 영상은 게시 엿새 만에 조회 수 약 190만회를 기록했다. 댓글도 1000개 이상 달렸다. 유튜브 조회 수까지 합치면 약 220만회에 달한다. 영상은 하얀색 민소매 티셔츠에 진주 목걸이와 귀걸이를 착용한 남성이 컴퓨터 앞에 팀원들을 모으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남성은 자신만만하게 키보드를 두드리며 AI로 제작한 회천신도시 홍보 영상을 공개한다. 그러나 이어지는 장면들은 일반적인 도시 홍보 영상과는 사뭇 다르다.
최근 양주시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된 회천신도시 홍보 영상은 게시 엿새 만에 조회 수 약 190만회를 기록했다. 댓글도 1000개 이상 달렸다. 유튜브 조회 수까지 합치면 약 220만회에 달한다. 유튜브 채널 '양주시'
원본보기 아이콘신축 아파트와 학교, 교통망, 녹지 공간 등을 소개하려던 영상에 느닷없이 양주병이 등장한다. 고층 아파트는 술병 모양으로 바뀌어 빙글빙글 돌아가고, 하천에서는 술이 쏟아진다. 사람들이 술을 꺼내 들거나 길거리에 양주병이 굴러다니는 비현실적인 장면도 펼쳐진다. 정작 신도시의 정주 여건보다 '술의 도시'를 연상시키는 장면들이 더 큰 관심을 끈 셈이다.
누리꾼들의 반응도 뜨겁다. 영상에는 "양주 축제해야 한다", "양주 축제 기대한다", "김밥축제 대항마"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단순한 말장난으로 시작한 아이디어를 실제 지역 축제로 발전시키자는 제안이다.
"김천은 김밥, 양주는 양주" 언어유희가 관광상품으로
실제로 지역 이름에서 착안한 농담을 관광 콘텐츠로 발전시켜 성공한 사례가 있다. 경북 김천시의 '김밥축제'가 대표적이다. 김천시는 젊은 세대에게 지역 이미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천'이라는 지명을 유명 김밥 전문점 상호인 '김밥천국'의 줄임말처럼 받아들이는 반응이 나오자 이를 역발상으로 활용했다.
2024년 처음 개최된 김밥축제는 예상보다 많은 관광객이 몰리며 전국적인 화제를 모았다. 첫해 약 10만명, 지난해에는 김천시 인구를 웃도는 약 15만명이 축제장을 찾았다. 올해는 지난달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직지문화공원과 사명대사공원, 친환경생태공원 일대에서 세 번째 축제가 열렸다. 행사 기간과 장소를 확대하고 전국의 다양한 김밥을 선보이는 등 콘텐츠도 강화했다.
김천시는 단순히 김밥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김밥 만들기 체험과 캐릭터 상품, 공연 등을 결합해 지역만의 관광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다. 지역의 익숙한 이름에 예상치 못한 의미를 부여한 아이디어가 실제 관광객 유치로 이어진 것이다.
양주 축제 현실화할까…음주·안전 관리 과제
양주시에서도 술을 활용한 지역 축제 아이디어가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일부 주민들은 과거 시에 하이볼 축제나 맥주 축제 개최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지역에서 맥주 등을 주제로 한 행사가 열리는 만큼 양주 역시 지역명과 술의 이름이 같다는 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양주시가 실제 축제 개최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시는 현재 양주 축제 개최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술을 주제로 하는 행사인 만큼 과도한 음주를 예방하고 행사장 안전을 관리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할 사안이다.
한편 이번 영상의 흥행 중심에는 양주시청 홍보담당관실 소속 정겨운 주무관이 있다. 1993년생인 정 주무관은 '진주무관'이라는 이름으로 시 공식 SNS 콘텐츠에 직접 출연하며 인지도를 쌓고 있다. 개성 있는 연출과 유머를 앞세운 홍보 방식으로 '충주맨' 김선태 씨에 이어 주목받는 지자체 홍보 공무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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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주무관은 이번 영상의 인기에 대해 향후 관심이 이어진다면 다른 형태의 기획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당장 축제 개최 계획은 없지만, 신도시를 알리기 위해 제작한 영상이 도시 자체를 화제의 중심에 올려놓았다는 점에서 홍보 효과만큼은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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