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한 가격 남용 제재 실효성 대폭 강화'
입법 공백이던 '소비자 착취' 제재도 명문화
공정거래위원회가 25년 만에 공정거래법의 시장지배적 남용행위와 관련된 시행령을 전면 개정한다. 과거 전통적인 제조업 구조에 맞춰 설계된 낡은 규제망을 걷어내고, 디지털 전환 등 새로운 시장 환경에서 발생하는 독과점 기업의 가격 꼼수 인상과 신종 플랫폼 갑질, 그리고 소비자 착취 행위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공정위는 6일부터 12월 16일까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시행령 개정의 핵심은 가격 남용, 사업활동 방해, 소비자 이익 저해라는 세 가지 유형을 신설하고 보완하여 독과점 사업자에 대한 대응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독과점 사업자의 가격 남용 행위에 대한 제재 기준이 대폭 강화된 점이다. 현행 시행령은 가격의 부당한 변경만을 규정하고 있어, 원가 상승기에는 상품 가격을 즉시 올리면서도 원가 하락기에는 인상된 높은 가격을 그대로 유지해 폭리를 취하는 꼼수 행위를 막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공정위는 가격의 부당한 결정이나 유지 행위도 남용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규율 범위를 넓혔으며, 판단 기준 역시 단순한 공급 비용을 넘어 외부의 통상적 가격 수준과 비교하도록 제도를 정비했다. 아울러 입증이 지나치게 어려워 사실상 사문화되었다는 비판을 받아온 현저성 요건을 상당성으로 완화함으로써 법 집행의 실효성을 크게 높였다.
사업활동 방해 행위 유형 역시 시대착오적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현대 경제 구조에 맞춰 재탄생했다. 그간 제조업을 기반으로 원재료 구매 방해 행위만을 규율하던 편협한 조항은 유무형의 재화 또는 용역에 대한 구매, 접근, 이용, 이동을 방해하는 행위로 개정되어 전 산업에 적용될 수 있도록 그 범위가 대폭 확장된다. 이는 데이터나 기술 등 무형 자산이 경쟁의 핵심이 되는 디지털 신산업 생태계를 정조준한 조치다. 또한 현행 시행령에는 없던 경쟁제한적 끼워팔기를 새로운 금지 유형으로 명문화하였으며, 거래 과정에서 얻은 비공개 정보를 경쟁에 부당하게 활용하거나 사업자 자신을 거치지 않는 소비자와의 직거래를 훼방 놓는 행위도 엄격히 금지된다. 집행 실적이 많았던 거래거절, 타당성 없는 조건제시, 가격 또는 거래조건 차별 등의 고시 규정은 시행령으로 상향해 수범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
그간 입법 공백 상태로 방치되어 온 소비자 착취 행위에 대한 방어막도 견고해졌다. 현행 시행령에 부재했던 소비자 이익 저해 행위 조항을 신설해, 독과점 기업이 소비자에게 타당성 없는 거래조건을 부과하거나 상품 및 용역의 품질을 눈에 띄게 떨어뜨리는 행위, 그리고 부당하게 선택을 제약하고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모두 명시적인 제재 대상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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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이번 입법예고 기간 제출되는 이해관계자와 관계 부처의 의견을 수렴하고 법제처 심사 등의 후속 절차를 밟아 2027년 상반기 중에 시행령 개정 작업을 최종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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