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민은행, 해킹 사고에 '망분리 예외' 또 탈락…농협銀, 카카오·토스페이 등 선정
국민은행,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제외
카카오·토스페이 등 전금업자 첫 예외 적용
금융위, 망분리 전면 해제 추진
KB국민은행이 인공지능(AI) 기반 해킹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 중인 금융당국의 망분리 규제 완화 대상에서 또다시 제외됐다. 최근 금융권을 덮친 연쇄 해킹 사고가 발목을 잡으면서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두 차례 연속 고배를 마셨다. 반면 NH농협은행과 IBK기업은행은 재도전 끝에 규제 예외 적용 대상에 이름을 올렸고, 카카오페이와 토스페이 등 전자금융업자에도 처음으로 규제 완화의 문이 열렸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보안 목적의 AI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사용을 허용하는 망분리 규제 긴급 완화 2차 대상 금융회사 13곳을 선정해 통보했다. 당초 지난달 7일 선정을 완료할 예정이었으나 금융권 해킹 사고 대응 등으로 일정이 한 달가량 늦춰졌다.
은행권에서는 농협은행과 기업은행이 재수 끝에 망분리 규제 예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6월 1차 선정 당시 신한·하나·우리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포함된 데 이어 이번에 두 은행까지 합류하면서, 국민은행은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예외 적용을 받지 못하게 됐다.
국민은행의 연이은 탈락에는 최근 발생한 해킹 사고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월 말 국민은행의 직원용 모바일 업무 지원 시스템이 해킹당하면서 고객 2091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KB금융그룹이 AI·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는 가운데 계열사인 KB증권은 1차, KB국민카드는 2차 규제 완화 대상에 각각 선정됐지만, 정작 그룹 내 '맏형' 격인 국민은행은 두 차례 모두 명단에서 빠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침해 사고가 발생한 만큼 금융당국으로서도 망분리 규제를 풀어주기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며 "신한·하나은행도 사고가 발생했지만 이미 1차 때 규제 예외 적용을 받았고, 이번에 선정된 농협·기업은행은 사고가 없었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AI 기반 해킹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망분리 규제를 완화하면서도, 이번 연쇄 해킹 사고에서 1차 선정 은행보다 정보 유출 피해 규모가 작은 국민은행에는 예외 적용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정책 취지와 다소 엇갈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2차 선정에서는 규제 완화 대상도 전통 금융회사에서 전자금융업자로 넓어졌다. 1차 때 은행·보험·증권 등 전통 금융회사에 한정됐던 망분리 예외 적용이 카카오페이와 토스페이 등 전금업자에도 처음 허용됐다.
보험업계에서는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증권업계에선 토스증권이 선정됐다. 삼성증권은 1차에 이어 이번에도 제외됐다. 카드업계에서는 KB국민카드가 망분리 예외 적용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망분리는 해킹 등 외부 침입을 막기 위해 금융회사 내부망과 외부망을 분리하는 규제로, 2013년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계기로 도입됐다. 하지만 최근 AI를 활용한 해킹 수법이 고도화하면서 기존의 망분리 규제만으로는 이 같은 위협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금융위는 지난 6월 보안용 AI 활용에 한해 망분리 빗장을 풀었다. 기존의 폐쇄형 방어 체계에서 AI를 활용한 능동형 방어 체계로 전환한 것이다.
실제로 금융권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도 잇따르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9월 30일 이후 한 달여간 금융권 37개사에서 총 40건의 침해 사고가 신고됐으며, 약 47만3000건의 정보가 유출됐다. 자금 탈취 피해 규모는 약 10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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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해킹 사고에 금융당국은 'AI 공격은 AI로 막는다'는 기조 아래 보안체계 개편에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권 망분리 규제 전면 해제를 추진하는 동시에 보안 목적의 AI 활용을 위한 한시적 망분리 예외 조치도 상시화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이달 중 망분리 규제 전면 해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내년 1분기까지 규제 해제 세부 방안과 AI 기반의 신 보안체계 구축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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