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각개편 없다 했지만
핵심 참모진에 책임 떠밀듯
와일스 비서실장도 생존 고민

공화당의 미국 중간선거 참패 이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 책임 소재를 둘러싼 갈등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와 데일리메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을 종합하면, 공화당의 중간선거 패배 이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 핵심 참모들 모두가 책임론에 휘말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상·하원 다수당을 모두 내준 뒤에도 내각 개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디펜던트는 행정부 내부에서는 선거 참패에 책임질 인사를 찾는 동시에 자신에게 책임이 돌아오는 것을 막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헤그세스 경질론…트럼프 고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달 15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국방부 청사에서 웨스 스트리팅 영국 국방장관과 회담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달 15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국방부 청사에서 웨스 스트리팅 영국 국방장관과 회담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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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경질 대상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다. 출구조사에서 이란 전쟁이 유권자들의 주요 우려 사항으로 나타나면서 8개월째 이어지는 전쟁을 지휘해 온 헤그세스 장관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데일리메일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측근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헤그세스 장관의 해임 여부를 물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가 전화를 돌리며 해임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관계자는 새 의회가 출범하는 내년 1월 이전에 헤그세스 장관이 사임할 것으로 예상했다.


헤그세스 장관이 유임되더라도 민주당의 탄핵 공세에 직면할 수 있다. 공화당 소속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은 그의 퇴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국방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내부 분위기가 매우 유동적이며 서로를 공격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행정부와 가까운 일부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헤그세스 장관 대신 댄 케인 합참의장을 경질할 가능성도 거론했다. 백악관은 헤그세스 장관이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유세현장을 방문했던 당시 모습. AFP연합뉴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유세현장을 방문했던 당시 모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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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스 부통령도 이란 전쟁을 선거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밴스 부통령은 선거 다음 날인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우리가 패배한 이유는 전쟁 때문이다. 대통령 본인도 어젯밤 그렇게 말했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전쟁을 패배 원인 중 하나로 언급했다. 그러나 데일리메일은 밴스 부통령의 게시물이 트럼프 대통령을 당혹스럽게 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의 한 관계자는 이 매체에 "대통령은 그 게시물에 완전히 허를 찔렸다"고 말했다.


데일리메일이 접촉한 소식통들은 밴스 부통령의 발언이 이란 전쟁과 거리를 두면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대이란 강경파에 책임을 돌리려는 계산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밴스 부통령이 전쟁 개시 전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 전면 공격을 만류한 유일한 내각 인사였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데일리메일에 "너무 늦었고, 너무 부족하다"며 "이란 전쟁이 실수였다고 말할 용기조차 없이 선거 패배의 원인이라고만 했다"고 비판했다.


"밴스·루비오 충돌 구도 만들어질 것"

일각에선 와일스 비서실장이 자신의 입지를 지키기 위해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장관의 갈등을 부추기려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데일리메일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와일스 비서실장이 선거 패배의 책임을 다른 핵심 인사들에게 돌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이 매체에 "헤그세스에게 책임을 돌리고, 루비오를 공격 대상에 올리며, 밴스에게 골칫거리를 안겨주는 것은 와일스의 생존을 보장하면서 트럼프의 정치적 유산도 보호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캔자스주를 방문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AFP연합뉴스

지난 1일(현지시간) 캔자스주를 방문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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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식통은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장관이 이란 전쟁의 책임을 놓고 충돌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공화당 내 '미국 우선주의' 진영과 가까운 밴스 부통령은 자신이 처음부터 전쟁에 반대했다는 점을 내세울 수 있다. 반면 전통적인 공화당 노선에 가까운 루비오 장관은 밴스 부통령 역시 실패로 끝난 이란과의 외교 협상에 참여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루비오나 측근들은 트럼프에게 '이란 협상을 맡은 사람은 제가 아니라 밴스'라고 말할 수 있다"며 "결국 두 사람이 충돌하는 구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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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장관은 모두 2028년 공화당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루비오 장관은 과거 밴스 부통령이 대선 출마를 결정하면 지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인디펜던트는 이번 책임 공방이 두 사람의 정치적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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