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경매진행건수 12년7개월 만에 최대
서울, 지난해 상반기 대비 증가세 미미
내년 1분기 기준금리 3.5% 상승 시
낙찰가율 하락·집값 하방 압력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집값이 하락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살펴보라고 한 데이터 가운데 하나가 경매 분야다. 경매물건과 낙찰가율 흐름 등은 주택 매매시장의 선후행 지표 역할을 한다.
현재 단면만 보면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은 낙찰가율이 100%대를 기록하는 등 불장이 지속되고 있다. 경매진행건수도 지난해 상반기 수준을 밑돈다. 낙찰 수요가 끊임없이 유입되면서 경매물건이 쌓이지 않고 빠르게 소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내년 상반기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경우 경매와 매매시장의 가격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과거에도 기준금리가 3%대로 빠르게 오른 뒤 낙찰가율과 집값이 하락한 전례가 있어서다.
전국 경매시장 침체에도…서울, 생존매수 열기에 낙찰가율 100%
7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경매물건은 3815건을 기록하면서 2014년 3월(4063건) 이후 12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낙찰가율은 85.2%를 기록하며 전달 대비 0.7%p 하락, 경매진행건수와 낙찰가율이 동시 하락하는 침체 양상이 나타났다.
반면 서울 경매시장은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경매진행건수는 261건으로, 전달(201건)과 연초인 1월(174건)에 비해서는 증가했다. 그러나 279건을 기록했던 지난해 7월 수준은 회복하지 못했다. 낙찰가율도 100.1%를 기록하며 3개월 만에 다시 100% 선을 회복했다. 통상 경매진행물건이 큰 폭으로 증가하지 않고 낙찰가율이 100%를 우회할 때는 경매시장의 투자 열기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 아파트 경매 불장은 15억 미만 중저가 단지가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8.3 세제 개편 영향으로 고가주택의 보유세 부담이 급증하고, 15억원 이하 주택에만 주택담보대출이 6억원까지 허용되면서 올해 경매시장은 소형·중저가 주택을 중심으로 낙찰수요가 대거 유입됐다. 실제로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감정가 25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97.1%에 그친 반면 15억원 이하 아파트는 103.6%를 기록했다. 전세난과 고강도 세제 개편, 대출 규제가 맞물려 촉발된 생존매수 열기가 경매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셈이다.
2011년·2022년 기준금리 인상 후 낙찰가율 하락…내년 전망 귀추
그러나 내년 상반기 기준금리가 3.5%까지 상승할 경우 서울 아파트 경매 열기도 결국은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과거에도 기준금리가 3%대로 오르자 약 1년의 시차를 두고 경매물건이 늘고 낙찰가율이 하락한 전례가 있다.
실제 아시아경제가 2008년부터 2026년까지 기준금리와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 추이를 분석한 결과, 이러한 흐름은 2011년과 2022년 두 차례의 금리 인상기에 확인됐다.
2011년의 경우 세 차례 인상을 거쳐 6월 기준금리가 3.25%까지 올랐다. 이후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6월 기준 556건에서 이듬해 4월 669건대를 기록한 뒤, 같은 해 8월 754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낙찰가율은 83.6%에서 이듬해 8월 72.9%로 8.8%포인트 하락했다.
2022년에도 동일한 흐름이 나타났다. 당시 7차례 걸쳐 기준금리가 3.25%까지 상향조정되자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11월 기준 162건에서 이듬해 11월 281건으로 증가했다. 낙찰가율은 88.6%에서 80.7%로 7.9%포인트 하락했다.
경매물건 증가와 낙찰가율 상승은 매매시장으로 전이돼 집값 하락에 영향을 미친다. 연도별 부동산원의 월간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을 보면 2011년 6.14%로 집계됐던 아파트값 상승률은 2012년 -1.43%로 하락전환했다. 2022년 또한 저년도 연간 9.93%를 기록했던 집값 상승률이 -4.68%로 하락전환한 이후 이듬해도(-3.56%)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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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이 같은 흐름을 토대로 내년 기준금리가 3.5%까지 인상될 경우 경매시장과 나아가 매매시장에도 집값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과거 금리 인상기에는 약 1년의 시차를 두고 경매 낙찰가율이 하락하는 흐름이 나타났다"며 "경매시장의 지표는 일반 부동산시장의 향방을 가늠하는 지표가 될 수 있는 만큼 향후 금리 인상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매매시장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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