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뒤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 우려
빅테크, 자가 발전·전력 사용 조절로 대응
투자 취소보다 지연…HBM 수요 영향 적을 듯
챗봇의 똑똑한 답변은 반갑지만, 그 뒤에 선 거대한 데이터센터가 내 전기료를 올린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불거진 데이터센터 반대 여론도 이런 걱정과 맞닿아 있다. 전기를 잔뜩 쓰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들어오는 데 주민들까지 비용을 나눠 내야 하느냐는 것이다. 빅테크가 내놓는 해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필요한 전기를 직접 마련하고, 남들이 많이 쓸 때는 잠시 덜 쓰겠다는 구상이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는 빅테크 규제가 앞으로 전력망에 부담을 덜 주는 설계를 요구하는 쪽으로 흘러갈 것으로 내다봤다. 전력망 연결은 선거 전부터 데이터센터 건설을 막던 큰 걸림돌이었다. 기업들이 준비해 온 자가발전과 전력 사용 조절 기술이 규제 대응에도 쓰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첫 번째 방법은 데이터센터 옆에 전용 발전소를 두는 것이다. 동네 전력망에서 전기를 끌어올 차례를 기다리는 대신 필요한 전기를 별도로 조달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셰브론 측과 텍사스 데이터센터용 전력을 공급받는 20년 계약을 맺었다. 전용 가스발전 시설을 함께 추진하는 방식이다. 주민들이 쓰는 전력망에 얹힐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두 번째는 전기를 쓰는 시간표를 바꾸는 것이다. 구글은 미국 전력회사들과 총 1기가와트(GW) 규모 수요 조절 계약을 맺었다. 전기가 모자라는 시간에는 일부 AI 학습 작업을 줄이거나 다른 시간으로 옮긴다. 급하지 않은 작업을 미뤄 전력망이 가장 바쁜 순간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구글은 이런 유연성이 데이터센터의 전력망 연결을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장소를 나누는 방법도 있다. GPU를 한곳에 몰아넣는 대신 전력이 확보된 여러 지역에 나눠 설치하고 고속 통신망으로 연결하는 구상이다. 특정 지역의 대형 공사 하나가 막혀도 다른 곳에서 일을 이어갈 여지를 만든다. 이른 흐름에서 한국·일본 등 미국 밖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빨라질 가능성도 제시했다.
보고서는 규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규모를 최대 13GW로 추산했다. 2035년까지 예상되는 추가 용량 150GW의 약 9%다. 이를 근거로 AI 투자 자체가 사라지기보다 집행 시점이 밀릴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설비투자를 일부 미뤄서 잉여현금흐름(FCF)을 회복하고 채권 조달 부담을 덜 수 있지만, 클라우드 수주 잔고와 빠르게 늘어나는 매출을 감안하면 설비 투자를 계속 미룰 수는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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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반도체주에 미치는 영향도 제품별로 나눠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영배·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장기계약(LTA)으로 수요가 묶인 고대역폭메모리(HBM)는 비교적 안정적일 것"이라며 "CPU와 함께 쓰이는 범용 D램과 SSD는 건설 지연에 더 민감할 수 있지만 HBM 전환으로 범용 D램 공급이 더 빠듯해지는 점을 고려하면 우려 요인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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