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저하 외면하다 일상 곳곳서 불편
수정체 탄력 떨어지며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노화

미국 중년층 사이에서 노안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돋보기 착용을 미루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시력 저하를 부정하다 일상에서 불편을 겪거나 뜻밖의 비용을 지출하기도 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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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가까운 곳이 잘 보이지 않는데도 돋보기 착용을 미루는 중년층의 사례를 소개했다.


보톡스나 체중감량 약물을 사용하고 필라테스를 하는 등 외모와 체력 관리에 힘쓰는 중년층에게 노안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변화다. 노안은 수정체의 탄력이 떨어지면서 가까운 곳에 초점을 맞추기 어려워지는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다.

에리카 가르시아 나일스(49)는 할인매장 TJ 맥스에서 선글라스를 써 보다가 돋보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주변이 놀라울 정도로 선명하게 보이자 렌즈 품질이 좋거나 편광 기능이 있는 제품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안경을 벗어 확인해 보니 도수 2.0의 돋보기였다. 몇 달 전부터 작은 글씨를 사진으로 찍어 확대해 읽었지만, 자신의 시력이 나빠졌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았다.


친구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한 친구는 립스틱 색상 표기를 읽기 어려워지자 색상을 구분할 수 있도록 라벨을 붙이려고 라벨 제작기를 샀다. 함께 여행을 떠나서는 휴대전화 화면을 읽기 위해 서로 돋보기를 빌려 썼다. 시력 교정이 필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안과 검진이나 안경 구매는 미뤘다. 가르시아 나일스는 돋보기를 사지 않으면 자신이 늙었다는 사실을 마주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메뉴판을 잘못 읽어 엉뚱한 음식을 주문하는 일도 벌어진다. 소고기(beef)인 줄 알고 주문했는데 비트(beet) 카르파초가 나오는 식이다. 친구의 돋보기를 빌려 메뉴판을 선명하게 읽고 나서야 자신에게도 이미 한두 해 전부터 안경이 필요했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펙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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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랜드주 록빌의 검안사 앨런 N. 글레이저는 "가까운 곳에 초점을 맞추는 능력이 42세부터 약 57세까지 매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모의 노안을 지켜보고도 자신에게 같은 변화가 나타났다는 사실을 부정하거나 노안 진단을 받을까 봐 검진을 피하는 환자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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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 변화를 외면하다 예상치 못한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도 있다. 크리스티안 백먼(57)은 약 10년 전 그랜드캐니언 여행을 앞두고 렌터카 계약서를 제대로 읽지 못해 800달러짜리 추가 상품에 동의했다. 평생 좋은 시력을 자신했던 그는 이제 지갑에 신용카드 크기의 소형 돋보기를 넣고 다닌다.


최영 인턴기자 zero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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