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 신분으로 약국 계정 만든 후 낙태약 구해
사건 이후 명문대 진학, 징역 2년 구형 예정
미국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 생도가 임신한 여자친구에게 몰래 진정제를 먹인 뒤 의식이 흐려진 틈을 타 낙태약을 강제로 투여해 유산에 이르게 한 사건이 알려졌다.
2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전 웨스트포인트 생도 케일럽 T. 서 씨는 2022년 당시 여자친구에게 "임신에 좋은 특별 단백질 음료"라며 셰이크를 건넸다. 그러나 음료에는 불안 완화제 자낙스와 항히스타민·진정 작용이 있는 프로메타진이 섞여 있었다.
"먹어, 아기한테 좋아"…의식 흐려진 틈에 낙태약 투여
당시 피해 여성 역시 웨스트포인트 생도였다. 두 사람은 2020년부터 교제했으며, 여성은 2022년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뒤 아이를 낳기를 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서 씨는 임신 중단을 원했다. 소송 서류에는 여성이 임신을 끝내지 않을 경우 극단적 선택을 하겠다는 취지의 말까지 했다는 주장이 담겼다.
이후 그는 겉으로는 임신을 지지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뒤로는 여성 명의를 이용해 온라인 약국 계정을 만들고 낙태약을 주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인을 통해 자낙스를 구한 뒤 이를 셰이크에 섞어 여성에게 건넸다.
여성이 맛이 이상하다며 마시기를 꺼리자 서 씨는 병을 입에 대며 끝까지 마시도록 한 것으로 소송 서류에 적시됐다. 여성은 이후 심한 졸음과 몸 이상을 호소하며 수 시간 동안 의식을 잃었다 깼다를 반복했다.
"먹어, 몸에 좋아"…의식 흐려진 틈에 낙태약 투여
소송에 따르면 서 씨는 여성이 제대로 의식을 유지하지 못하는 사이 입과 질에 낙태약을 넣었다. 여성은 입 안에서 알약 두 개를 발견해 뱉었지만, 서 씨가 다시 입에 넣으며 "먹어라. 몸에 좋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여성은 심한 출혈을 시작했고 911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의료진은 유산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판단했으며, 자궁 안에 남은 조직을 제거하는 시술도 진행했다.
범행을 숨기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여성이 병원으로 이송된 뒤 서 씨는 온라인 약국 게시판에 의료진이 여성의 몸 안에 남아 있는 약을 발견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묻는 글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서 씨는 이후 형사 절차에서 자신이 여성의 동의 없이 약물을 투여했고, 이로 인해 유산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사건 뒤에도 코넬·컬럼비아서 학업 이어가
당시 서 씨는 웨스트포인트에서 성적이 우수한 생도로 평가받았으며, 생도단 최고 지휘직인 '퍼스트 캡틴' 후보로 경쟁하고 있었다는 내용도 형사재판 과정에서 언급됐다.
사건 이후 두 사람은 결별했다. 서 씨는 웨스트포인트를 떠나 코넬대학교로 옮겨 학업을 이어갔으며, 올해 5월 졸업했다. 이어 9월에는 컬럼비아대학교 메일먼 공중보건대학원 석사과정에 진학했다. 컬럼비아대 측은 최근 언론의 문의가 있기 전까지 서 씨의 형사사건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관련 사실을 인지한 뒤 "신속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서 씨는 올해 연방법원에 기소돼 현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검찰은 약 2년의 징역형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올해 안에 선고가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서 씨 측은 컬럼비아대 학기를 마칠 수 있도록 선고기일을 내년 1월까지 미뤄달라고 요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소맥 하나는 기막히게 말던 김 대리, 어쩌나"…급기야 폭탄주까지 캔에 담은 이유
한편 피해 여성은 '제인 도(Jane Doe)'라는 가명을 사용해 신원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여성 측 변호사는 "의뢰인은 유지하고 싶었던 임신을 잃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신체에 대한 결정권까지 빼앗겼다"고 밝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