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지역 명물 새긴 맨홀 카드 수집 열풍
방문객 민폐 행위에 지자체 배포 중단

일본에서 맨홀 뚜껑 디자인을 담은 수집용 카드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방문객들의 무례한 행동으로 배포를 중단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잇따르고 있다.

일본 각 지역의 명소와 특산물 등을 새겨 넣은 디자인 맨홀. 관광 자원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틱톡 캡처

일본 각 지역의 명소와 특산물 등을 새겨 넣은 디자인 맨홀. 관광 자원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틱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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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지역 명물 새긴 맨홀 뚜껑 인기…누적 2600만장 배포된 맨홀 카드

4일 일본 재팬타임스는 히로시마현 히가시히로시마시와 홋카이도 샤리초 등 일부 지자체가 방문객들의 비매너 행위로 맨홀 카드 배포를 중단하거나 종료했다고 전했다.


맨홀 카드의 인기는 일본의 독특한 맨홀 문화와 맞닿아 있다. 일본에서 디자인 맨홀은 지역의 개성과 문화를 알리는 관광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하수도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1978년 처음 등장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 명소와 특산물,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을 맨홀에 새겨 관광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지역별 디자인 맨홀을 찾아다니는 애호가들을 가리켜 '만호라'라는 표현도 있다. 이들은 전국 각지의 맨홀 뚜껑을 촬영해 인증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거나 관련 굿즈를 수집한다.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맨홀 뚜껑 앞에서 인증 사진을 찍거나 맨홀 카드를 기념품으로 챙기곤 한다.


맨홀 카드는 2016년 지역 하수도 사업을 알리고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처음 도입됐다. 명함 크기로 제작되며 앞면에는 맨홀 뚜껑 사진과 설치 장소가 실려 있고, 뒷면에는 디자인의 유래와 관련 설명이 적혀 있다.

맨홀 카드의 누적 배포량은 약 2600만장에 달한다. 도로 휴게소나 관광시설 등에서 1인당 한 장씩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인기가 높아 하루 최대 4000장이 배포되기도 한다.

맨홀 카드에는 맨홀 뚜껑 디자인과 설치 장소, 디자인의 유래 등이 담겨 있다. 틱톡 캡처

맨홀 카드에는 맨홀 뚜껑 디자인과 설치 장소, 디자인의 유래 등이 담겨 있다. 틱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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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빨리 달라" 직원에 고함…맨홀 카드 수집 열풍에 지자체 '몸살'

히로시마현 히가시히로시마시는 지난 7월 지역 명물인 일본식 부침 요리 '히가시히로시마야키'를 담은 맨홀 카드를 제작해 배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카드를 받으려는 방문객들의 민폐 행위가 이어지자 9월 말 배포를 잠정 중단했다.


카드 배포를 담당했던 시 하수도관리과의 오와 히로토시 과장은 "카드 배포 장소인 관광안내소 앞 좁은 도로에 차량이 줄지어 주차하면서 주민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었다"며 "관광객을 안내하던 직원들에게 빨리 카드를 달라며 고함을 치는 방문객도 있었다"고 말했다.


홋카이도 샤리초도 지난해 2월 맨홀 카드 배포를 종료했다. 샤리초는 시레토코반도와 지역 동식물을 그린 카드를 도로 휴게소에서 배포해 왔다. 그러나 방문객들의 항의와 반복되는 무례한 행동으로 사업을 더는 이어가지 않기로 했다.


샤리초 상하수도과장 오토마 고지는 "카드가 큰 인기를 끌면서 준비한 물량이 금세 동났고, 카드를 받지 못한 관광객들이 직원들에게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며 "좋은 취지로 시작한 사업이지만 더는 계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 인쇄도 검토했지만 현재로서는 사업을 재개할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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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홀 카드 발행 지자체를 지원하는 맨홀 카드 추진재단에 따르면 일부 방문객은 옷을 갈아입고 다른 사람인 것처럼 꾸며 카드를 여러 장 받아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웃돈을 붙여 판매하기도 한다.


최영 인턴기자 zero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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