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백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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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다수당을 탈환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그렇다고 한국이 직면한 다방면의 불확실성까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제조업 보호와 첨단산업 유치, 중국 견제는 미국 정치 전반에 뿌리내린 흐름이다. 민주당도 트럼프식 관세와 동맹국 압박에는 이견이 있지만 자국 산업과 일자리를 지키는 데는 적극적이다. 방식은 달라도 미국의 국익을 앞세우는 기조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달라진 것은 의사결정 구조다. 백악관에서 이룬 합의가 의회의 반대에 부딪히고, 의회 결정은 대통령의 거부권에 막힐 수 있다. 한국은 서로 견제하는 두 권력을 동시에 상대해야 한다. 금융시장의 반응도 엇갈렸다. 선거 결과가 확정되자 간밤 뉴욕증시는 크게 올랐지만 오늘(5일) 오전 한국 주식시장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선거라는 정치적 변수는 해소됐어도 한국 경제에 미칠 미국의 정책 변화는 여전히 불안 요인으로 남아 있는 셈이다.

[사설]트럼프 독주 막혀도 美 자국 우선주의는 그대로 원본보기 아이콘

대미 투자·전쟁·안보, 美 의회가 새 변수

우선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부터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전략산업 투자 2000억달러와 조선업 협력 1500억달러 모두 새 의회의 검증 대상이 될 수 있다. 첫 투자사업인 텍사스 발전소는 사업성과 규제 위험을 따져야 하고, 한국 조선소의 미 군함 건조 확대에는 미국의 해외 건조 제한이 걸림돌이다. 백악관과 합의했다고 모든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리란 보장은 없다.


첨단 반도체 장비의 대중국 수출통제 역시 주목할 현안이다. 양당이 함께 추진해온 정책이지만 중국에 생산시설을 둔 한국 기업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정부는 미국의 관련 조치가 국내 기업의 생산과 설비 투자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반면 이란 전쟁에는 긍정적인 변화의 여지가 있다. 민주당이 예산·감독 권한을 활용해 압박하면 트럼프 대통령도 전쟁을 지속하기가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워진다. 시장은 벌써 종전 기대에 반응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각각 8.29%, 8.67% 급락했다. 하락세가 이어지면 미국의 물가압력이 완화되고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도 줄어들 수 있다. 달러 강세까지 진정된다면 원·달러 환율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는 반가운 변화다. 다만 실제 종전은 불투명한 만큼 유가·금리·환율의 급변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안보 현안은 한미 협의와 북·미 대화를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는 한미 군당국의 협의가, 핵추진 잠수함과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에는 미국의 법·제도와 핵비확산 원칙이 중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한다면 대북제재와 한반도 군사 문제를 둘러싼 새 협상이 전개될 수도 있다. 정부는 미국 의회의 협조를 확보하는 한편 북·미 대화에서 한국의 안보 이익이 밀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백악관에서 맺은 합의를 의회에서도 뒷받침받는 것이 이재명 정부의 또 다른 외교 과제다. 미국의 정치 지형이 달라진 만큼 기존 합의가 미국에도 가져다줄 산업적·안보적 이익을 양당에 구체적으로 설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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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민생에 심판받은 트럼프…우리 정치는 어떤가

이번 중간선거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안하무인적 태도에 대한 반감과 훼손된 민주주의를 복원해야 한다는 요구가 표심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하지만 유권자들이 가장 절실하게 느낀 것은 역시 먹고사는 문제였다. 출구조사에서 최대 현안으로 경제를 꼽은 응답자는 39%, 민주주의를 선택한 사람은 32%였다고 한다. 이란 전쟁에 대한 반감 역시 유가 상승으로 생활비 부담이 커진 현실과 맞닿아 있다. 유권자들은 거창한 정치 구호보다 자신의 삶이 실제로 나아졌는지를 따져 물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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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한 권력을 가졌어도, 경제·외교 성과가 아무리 화려해도 국민 생활이 나아지지 않으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정치적 대립과 논쟁이 치열할수록 국민이 당장 겪는 어려움은 뒷전으로 밀리기 쉽다. 국민이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는지, 지금 무엇이 중한지, 우리 정치권도 오늘 하루만큼은 되새겨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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