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통상정책 예단 어려워…美 의회·행정부 동향 예의주시"
6일 대외경제장관회의 개최…관계부처 합동 영향 점검
민주당 의회 장악에도 트럼프 관세 권한 유지…통상 압박 지속 우려

美중간선거 후폭풍에 정부 대응 분주…통상·에너지 전방위 점검
AD
원본보기 아이콘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탈환하면서 정부가 대미 통상·투자 전략을 비롯한 대외경제 전반의 영향 점검에 나선다. 산업통상부는 미국 의회와 행정부의 정책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기존 한미 통상 합의의 안정적인 이행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관세정책과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뿐 아니라 국제유가와 에너지 수급, 글로벌 공급망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산할 가능성에 대비해 범부처 대응체계를 가동한다. 정부는 6일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관계부처 합동으로 중간선거 결과에 따른 영향을 점검할 예정이다.


5일 정부 각 부처에 따르면 우리 통상당국은 미국 중간선거 이후 의회 권력 구도 변화가 한미 통상관계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간선거 이후 미국의 관세 등 통상정책 기조에 대해 "현시점에서 예단하기는 어렵다"며 "선거 후 미국 의회와 행정부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한미 통상관계가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아웃리치 등을 적극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미 전략투자에 대해서는 기존 합의의 이행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한미 양국 간 합의사항을 토대로 대미 전략투자를 지속 추진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미국 측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대미 전략투자가 한미 간 경제안보 협력 증진과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에 기여하고 우리 기업의 미국시장 진출 기회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6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중간선거 결과가 국내 경제와 산업에 미칠 영향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내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가 함께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따른 영향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와 대미 투자 합의 이행, 국제 금융시장 및 에너지 수급 등 주요 대외경제 현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박이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했지만 관세 부과에 관한 대통령의 행정권한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발표한 중간선거 분석에서 의회 권력 변화에도 관세와 무역정책, 규제 완화 등 행정부가 주도하는 정책 기조는 상당 부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히려 의회의 견제가 강화되면서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행정권한에 더욱 의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美중간선거 후폭풍에 정부 대응 분주…통상·에너지 전방위 점검 원본보기 아이콘

이에 따라 산업부의 통상 대응에서는 자동차·철강·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목에 대한 관세 위험을 재점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한국산 자동차에 적용되는 15% 관세가 다시 25%로 높아질 가능성이 주요 변수다. 미국은 앞서 한국의 대미 투자 합의 이행 문제를 제기하며 관세 재인상 가능성을 거론한 바 있다. 민주당의 의회 장악이 관세 철폐로 직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제조업 보호 성과를 부각하기 위해 추가 통상 압박에 나설 경우 자동차 등 수출 주력 업종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에 따른 통상조치도 점검이 필요하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지난 9월 한미 통상관계 보고서에서 한국산 주요 제품에 대한 관세와 추가 무역조치 가능성을 양국 관계의 불확실성으로 지목했다. 특히 미국 의회가 기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별도로 체결된 투자 합의의 법적 성격과 이행 조건을 검토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로서는 미국 행정부의 관세 조치와 의회의 합의 이행 감독이라는 두 가지 변수에 동시에 대응해야 하는 셈이다.


대미 전략투자는 투자 약속 자체보다 개별 사업의 선정과 자금 집행 과정이 새로운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 민주당이 의회 상임위원회 운영권을 확보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선정한 투자사업의 경제성과 정부 지원의 적정성에 대한 검증이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의회조사국도 한미 투자 합의와 관련해 미국 대통령의 투자 대상 선정 권한과 의회의 감독 역할을 주요 검토 과제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사업 선정 기준과 자금 배분 과정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가 늘어나거나 일부 사업의 추진 조건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2000억달러 규모의 전략투자에서는 사업별 집행 시기와 투자 조건을 보다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의 사업 선정 이후 한국이 상업적 합리성을 검토해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인 만큼 미국 의회의 조사나 정부 지원 조건 변경이 사업성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사업 추진 일정이 지연되면 한국 측의 투자금 집행 시기도 조정될 수 있지만, 반대로 트럼프 행정부가 투자 성과를 조기에 가시화하기 위해 한국에 집행 속도를 높이도록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대미 투자 후보사업들도 각 사업 영향이 엇갈릴 전망이다. 미국 신규 원전 건설은 전력 수요 증가와 에너지 안보 강화라는 정책 목표에 대한 양당의 공감대가 비교적 넓어 사업 추진의 연속성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사업은 대규모 초기 투자비와 장거리 파이프라인 건설, 정부 지원 및 인허가 문제 등이 맞물려 있어 의회의 검증 강화가 사업 추진 조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 정부로서는 사업별 수익성과 위험을 재점검하면서 미국의 정책 변화에 따라 투자 조건이 달라질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 재정당국에서는 미국 중간선거 이후에도 대미 관세·통상 정책의 급격한 변화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의회 구성이 바뀌면서 행정부에 대한 견제와 정치적 압박은 커질 수 있지만, 관세와 통상 정책은 기본적으로 행정부의 고유 권한인 만큼 기존 조치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AD

재경부 관계자는 "대미 투자 역시 미국 내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는 사안인 만큼 선거 결과에 따라 정책 기조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통상·산업 정책과 대미 투자 관련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변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