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제미나이 차단한 학교, 검색도 못 써"…美 정치권 일각 "갈취, 강요" 반발
美 초중고 학생 계정 AI 기본 비활성화
검색 속 AI 기능, 따로 끌 수 없어
샌더스·맘다니 "학교 위협" 비판
구글이 미국 초중고교 학생 계정에서 제미나이 등 인공지능(AI) 서비스를 기본 차단하기로 했지만, 검색에 탑재된 AI 기능은 따로 끌 수 없어 비판이 나오고 있다. AI 기능을 끄면 검색도 쓸 수 없는 양자택일 구조인 셈이다.
AI 거부감 확산하자 비활성화…검색도 차단 포함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구글은 3일(현지시간) 블로그를 통해 "K-12(초중고교) 학생 계정에서 제미나이 챗봇, 제미나이 노트북, 구글 클래스룸 내 AI 기능 등이 기본적으로 비활성화 상태로 서비스되며 이는 학교 측이 해당 기능을 활성화할 때까지 유지된다"고 밝혔다. 구글 검색도 기본 차단 대상에 포함됐다. 이 조치는 내년 초 미국에서 시작해 점차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가장 큰 쟁점은 구글 검색에 들어간 AI 기능이다. 지금의 구글 검색에는 결과 상단에 요약을 띄우는 'AI 오버뷰'와 대화형으로 답하는 'AI 모드'가 붙어 있는데, 이 기능만 골라 끄는 설정이 없다. 이에 학교는 AI가 포함된 검색을 허용하거나 검색 자체를 막는 것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크리스 필립스 구글 교육 부문 부사장은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검색과 AI는 깊이 통합돼 있다"며 "AI를 금지한 학교의 학생은 검색에 접근할 수 없고, 이용할 수 없다는 학교 측 안내 메시지를 보게 된다"고 했다.
구글의 크롬북은 미국에서 수천만 명의 학생이 쓰며, 유치원부터 쓰는 경우도 있다. 학부모와 교육 당국은 그간 학생들의 AI 챗봇 사용에 거부감을 보여왔다. 뉴욕시 교육 당국은 이번 학기부터 8학년 이하 학생의 생성형 AI 사용을 전면 금지했고, 로스앤젤레스(LA) 교육 당국도 학생에게 지급한 기기에서 구글 워크스페이스 앱에 탑재된 AI 기능 등 AI 사용을 막았다.
구글은 지난 8월 이미 제미나이를 허용한 학교의 클래스룸에 챗봇을 기본으로 켜 학교 측의 반발을 샀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도 학생용 AI 기능을 기본 활성화한 문제로 미국 상원의원들의 추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샌더스 "갈취"·맘다니 "독점력 남용" 비판
이번 조처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된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주)은 엑스(X·구 트위터)에 "구글은 학생들의 AI 사용을 막으면 검색 접속을 끊겠다고 학교를 위협하고 있다"며 "이건 갈취"라고 적었다.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도 "구글이 독점력을 이용해 공립학교에 AI를 강요하려 한다"며 "어떤 기업도 우리가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칠지 좌우할 힘을 가져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아동 보호 단체 '페어플레이'의 조시 골린 대표는 구글이 "학교에 AI 제품 사용을 강압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소맥 하나는 기막히게 말던 김 대리, 어쩌나"…급기야 폭탄주까지 캔에 담은 이유
다만 구글은 제미나이, 검색 등을 학교가 각각 따로 켤 수 있다며 "통제권은 학교에 있다"고 해명했다. 검색 속 AI를 끄는 선택지 대신 내놓은 것은 '유도 학습' 기능이다. 학생이 물리 문제 풀이나 독후감 대필 등을 검색하면 답을 곧바로 주지 않고 개념을 이해하도록 단계별로 안내하는 기능으로, 제미나이 앱에 먼저 도입됐다. 구글은 이를 검색과 클래스룸으로 넓혀 "AI 모드와 AI 오버뷰가 문제를 단계별로 풀어가도록 이끌어, 학생들이 과제의 답을 손쉽게 얻지 못하게 하겠다"고 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