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30주년 기념 음반 '뉴 호라이즌' 발매
반가사유상·단종·가리왕산 등에서 영감
"뿌리와 DNA는 한국" 28~29일 기념공연
반가사유상, 단종, 정선 가리왕산, 신라왕경 등 한국의 역사와 문화유산이 재일 한국인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양방언의 음악으로 다시 태어났다. 솔로 데뷔 30주년을 기념해 오는 27일 발매되는 양방언의 새 음반 '뉴 호라이즌'에는 이들 소재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곡들이 다수 담겼다.
양방언은 4일 서울 종로구 오디오가이 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 뿌리와 DNA는 한국이지만 일본에서 태어나 여러 곳을 다니며 많은 것을 흡수해 음악으로 만들어왔다"고 말했다.
이날은 그가 솔로 데뷔 음반을 발매한 지 정확히 30년 되는 날이었다. 양방언은 1996년 11월4일 첫 솔로 음반 '더 게이트 오브 드림스(The Gate of Dreams)'를 발매했다. 1999년부터 한국에서도 활동을 시작한 그는 2001년 발표한 '프론티어!'가 2002 부산아시안게임 공식 주제곡으로 쓰이면서 대중에게 널리 이름을 알렸다. 이후 온라인 게임 '아이온'과 '명일방주'의 음악을 만들고, 임권택 감독의 영화 '천년학' 음악을 맡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음악감독도 역임했다. 현재 일본에 거주하고 있지만 음악 활동을 위해 한 달에 한 번은 한국을 찾는다고 그는 말했다. '뉴 호라이즌'은 그가 11년 만에 선보이는 솔로 정규 음반이다.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양방언이 4일 서울 종로구 오디오가이 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27일 발매될 솔로 데뷔 30주년 기념 음반 '뉴 호라이즌'을 소개하고 있다. PRM
양방언은 제주 출신으로 친북 성향이었던 아버지와 신의주 출신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한 친한 성향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부모의 삶에는 남북 분단과 이념 대립으로 경계를 나누고 갈등했던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이 고스란히 투영돼 있다. 양방언은 이러한 성장 환경에서 슬픔과 아픔도 겪었지만, 음악적으로는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양방언은 오히려 경계없는 음악을 추구했다. 그는 클래식과 록, 재즈 등 장르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해왔다. 특히 태평소와 해금, 장구 등 한국 전통악기와 서양 관현악기를 결합하며 동서양 음악의 경계를 허물었다. 그는 국악 전공자는 아니지만 한국계 음악가로서 국악을 활용하고 싶었다며, 이를 통해 음악적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새 음반에 수록된 '노마데스크(NOMADESQUE)'는 자신의 지난 삶과 음악적 정체성을 표현한 곡이다. 유목민을 뜻하는 '노마드(Nomad)'에 '~풍의'를 뜻하는 접미사 '-esque'를 결합한 말이다. 일본에서 태어나 세계 여러 나라의 음악과 문화를 흡수해온 자신의 삶이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떠돌아다니는 유목민과 닮았다는 의미다. 그는 "유목민은 아니지만 유목민적인 삶을 살아왔다"고 말했다.
'사유 소츠(Sayu Thoughts)'는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사유하는 극장' 프로젝트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의 반가사유상과 '사유의 방'에서 받은 영감을 음악으로 풀어냈다.
양방언은 코로나19 시기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미륵삼존불을 배경으로 관객 없이 피아노 연주를 선보인 바 있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뭔가 다른 바람이 부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국립중앙박물관의 제안으로 연주를 선보이며 한국 문화유산과의 인연을 이어갔다.
'환생(Rebirth)'에는 비운의 왕 단종의 슬픔과 아픔을 오늘날의 희망으로 승화시키려는 뜻을 담았다. 양방언은 작곡을 마친 뒤 단종을 소재로 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관람했다. 그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눈물을 흘렸다"며 "영화를 미리 봤다면 음악의 분위기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윈드 폰(Wind Phone)'은 일본 이와테현 오쓰치초의 '바람의 전화'에서 영감을 얻은 곡이다. 바람의 전화는 세상을 떠난 사람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한 주민이 자신의 정원에 설치한 전화 부스다. 전화선이 연결되지 않은 수화기에 그리운 사람을 향한 말을 건네는 공간으로,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널리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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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방언은 오는 28~29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솔로 데뷔 30주년 기념공연 '유토피아-뉴 호라이즌(UTOPIA-New Horizon)'을 열고 새 음반 수록곡과 대표곡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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