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능력 및 안정성 등 고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사진)이 롯데바이오로직스와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협력을 공식적으로 논의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인천 송도 4·5공장이 완공되는 2030년까지 4년가량 생기는 생산 공백을 국내 외부 생산시설로 메우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서 회장은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에서 진행한 특강 직후 기자와 만나 "셀트리온과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을 두고 함께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계약 체결까지 염두에 둔 논의"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아직 설립 초기 단계로 생산 능력이 안정적이지 않은 만큼 여러 요소를 두루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 사의 협력설은 지난달 업계 안팎에서 이미 흘러나왔지만 이를 최고위 의사결정권자가 직접 인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단독]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롯데바이오와 위탁생산 논의…계약 염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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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이 외부 생산 파트너를 물색하는 건 생산시설에 대한 수요가 안팎에서 동시에 늘고 있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조5755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외부 CMO 수주도 크게 늘었다. 올해 초 일라이 릴리와 6787억원 규모의 생산 계약을 체결하는 등 1분기에만 외부 CMO 수주 잔고 1조원을 넘겼다. 자사 제품과 외부 고객 물량이 동시에 늘며 한정된 생산 라인을 나눠써야 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현재 생산 능력은 송도 1~3공장과 미국 뉴저지 브랜치버그 공장을 합쳐 약 31만ℓ 수준이다. 송도 4·5공장 신설과 미국 브랜치버그 공장 증설을 통해 생산 능력을 57만1000ℓ로 확대한다는 목표지만, 완공 시점이 2030년으로 예정돼있어 앞으로 4년가량은 기존 설비만으로 물량을 감당해야 한다.


양 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만큼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오는 18일 준공식을 열고 12만ℓ 규모 송도 1공장 가동에 나선다. 신공장의 초기 가동률과 상업 생산 실적을 확보해야 하는 롯데바이오로직스로서는 셀트리온이 첫 대형 고객이 될 수 있다. 셀트리온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서 협상을 주도하며 단가 협상에서 우위에 서고, 이를 원가 절감으로 연결할 수 있다. 두 회사 모두 송도에 있어 해외 CMO보다 물류비와 운송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이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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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서 회장은 이날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4세대 비만치료제'의 시판 시점을 2030년으로 전망했다. 셀트리온의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CT-G32/SCO-940'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폴리펩타이드(GIP), 글루카곤, 아밀린 등 4가지 호르몬 경로를 동시에 겨냥한다. 비임상 결과에 따르면 이 물질은 3중 작용제로 꼽히는 일라이 릴리의 비만치료제 '레타트루타이드'보다 체중 감소 폭은 더 크고 근육·골격 등 제지방 손실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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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회장은 "내년 2월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해 2분기부터 첫 환자 투약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 치료제 하나만으로 순수익 9조원 이상을 낼 수 있을 만큼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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