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급 현장 찾은 李, 민간재개발 도중에도 '공공 전환' 길…제도 개선 주문
李대통령, 장위동 현장시찰…간담회도
"주민 선택권 보장…전환 길 열어야"
"정비사업 부패 만연"…공공 중심 강조
"주택공급 효과 빨라도 2028~29년"
용적률·금융지원 등 인센티브 강화 방안 지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엔 철저한 법 집행 주문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민간 방식으로 진행 중인 재개발 사업을 주민들이 원하면 공공재개발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기존에 진행한 사업 절차를 인정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남은 절차를 이어받도록 하자는 구상이다. 민간 조합의 부패와 전문성 부족으로 정비사업이 장기간 지연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재개발 중심으로 사업 방식을 전환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성북구 장위9구역 공공재개발 현장을 시찰한 뒤 장위3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정비사업 현장 간담회에서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민간재개발 중도 공공 전환…기존 절차 승계 검토논의는 민간재개발을 추진 중인 장위14구역 김종삼 재개발조합장과의 대화에서 시작됐다. 김 조합장이 공공재개발로 전환하기에는 사업이 상당 부분 진행됐고 주민 동의를 다시 받아야 한다고 설명하자 이 대통령은 "주민 동의를 받아서 진행된 상태를 인정하고 공공이 잔여 절차만 하면 되지 않아요?"라고 되물었다.
이어 "그걸 만약에 규정 때문에 못하게 한다면 그것도 문제"라며 조합원들이 공공재개발 전환을 결정할 경우 기존 사업 절차를 인정하고 불이익 없이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특히 "여기(장위) 그렇게 하라는 건 아닙니다"라며 특정 사업장의 전환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그 기회는 열어주자고"라며 주민들이 공공재개발로 전환할 수 있는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성훈 LH 사장은 민간에서 진행한 절차를 인정하는 조항을 마련하면 사업 지연 없이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이 대통령은 전환을 막을 이유가 없다며 제도 개선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비사업 부패 만연"…공공 중심 전환 강조
이 대통령은 민간재개발의 구조적 문제도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 "부패가 사실 만연"하다며 조합 운영을 평생 직업처럼 삼거나 여러 조합에 중복으로 관여하는 사례를 지적했다.
이어 "가급적이면 공공으로 중심을 옮기는 게 필요"하다며 공공재개발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이유도 사업의 신속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민간사업에 불이익을 주려는 것은 아니라며 "적절한 균형 유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남시장 재직 당시의 경험도 꺼냈다. 이 대통령은 "하루종일 싸우고 맨날 조합장 구속되고, 구속되고 나면 한참 지연되고"라며 조합 내부 갈등과 공사비 분쟁으로 사업이 지연된 사례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복잡하고 규모가 큰 정비사업을 비전문가인 조합원들에게 맡겨두는 기존 방식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국토교통부와 LH에는 민간재개발의 공공 전환 방안을 쉽게 만들고, 필요한 경우 관련 법률을 정비하는 한편 공공재개발의 장점을 적극 홍보할 것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정비사업의 장기 지연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앞서 장위14구역 민간재개발이 18년째 진행 중이라는 설명을 듣고 "민간 재개발이 조합 만들어 하는 거 그거 맨날 싸워서 지연된다. 18년째 하고 있다고요?"라고 되물었다.
간담회에서는 "10년은 기본이고 20년, 심지어 30년씩 걸리기도 하는데"라며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에 계류 중인 정비사업 관련 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촉구하고 임광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도 입법을 독려해 달라고 주문했다.
"공급절벽 현실화"…주택가격 안정 핵심 과제
이 대통령은 수도권 주택가격 안정이 정부의 핵심 과제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2022년부터 주택 인허가 수가 급감"하면서 공급절벽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인허가 회복의 실제 공급 효과가 나타나려면 "빨라도 2028년, 2029년이 돼야겠다는 게 현장의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도권의 주택 가격 안정은 다른 어떤 정책 과제보다 중요한 핵심적인 과제"라며 신규 택지 공급 확대와 함께 정비사업 행정절차 단축, 용적률 및 금융 지원 등 인센티브 강화 방안도 주문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에서는 773개 구역에서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착공 단계에 들어선 곳은 128개 구역(16.6%)에 불과하다. 정부는 향후 5년간 수도권에서 23만4000가구의 착공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 말미에 국무총리실 산하 주택정책 통합 컨트롤타워를 언급하며 국토부와 LH의 인력 보강 상황을 확인했다. 이어 정비사업을 포함한 주택 공급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관계기관의 협조를 당부했다.
사랑제일교회 문제엔 "법 어겨도 버티면 된다는 세상 없어"
한편 이 대통령은 앞서 진행된 현장시찰에서 장위10구역 코너에 위치한 사랑제일교회에 관한 설명을 듣고 법 집행 원칙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강제집행 못해서 변경해서 빼준 거죠? 말이 안 되는 거지 법을 어겨도 버티면 된다는 그런 게 세상에 없어요"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승로 성북구청장에게 "구청장께서 앞으로는 철저하게 집행해요. 법치주의 국가에서 무력으로 버티면 되는 게 어딨냐"라고 말했다. 장위 10구역은 2008년 정비구역 지정을 받고 2017년 관리인가 처분을 받았지만,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와 보상금 갈등으로 재개발 사업이 지연됐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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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과정에서 일부 지역이 제외되는 문제도 지적했다. 장위4구역의 대로변 상가들이 반대해 일부 지역이 빠졌다는 설명에 "원래 반대하는데 그거 빼놓으면 도시 모양이 이상해져요"라고 말했다. 장위3구역에서도 기존 아파트가 있어 개발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설명을 듣고 "그래도 이런 데가 행정의 역할이 필요하다. 나중에 다 모양이 이상해 진다"며 적극적인 행정의 역할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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