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만 늘려선 지역의사 정착 어려워"
평가점수·배점·가중치 공개 요구
"기존 의대·수련병원 지원 우선"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의과대학 신설 추진에 반대하며 선정 과정과 평가 결과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의대 신설이 실제 지역의료 수준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객관적인 근거가 부족하고, 국가 차원의 중장기 계획보다 지방자치단체의 유치 요구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2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모습.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출범을 예고했던 ‘범의료계 대책위원회(범대위)’ 대신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2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모습.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출범을 예고했던 ‘범의료계 대책위원회(범대위)’ 대신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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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은 4일 입장문을 내고 "의과대학 신설은 국가 전체의 의사인력 수급과 의학교육의 질, 의료전달체계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국가 정책"이라며 "지역별 요구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객관적인 근거와 국가 보건의료체계 전반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바탕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특히 정부의 의대 신설 후보지역 선정 과정에서 객관성과 투명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의대 접근성, 의료공급 부족, 의료 취약도, 정책효과성 등 4개 분야 13개 지표를 활용해 후보지역을 정량 평가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의협은 세부 평가지표별 배점과 가중치, 대학별 평가점수 및 최종 평가 결과 등 선정의 공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의대 신설은 막대한 국가 재정이 투입되고 국가 의료인력 양성체계에 장기간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라며 "대학별 평가점수와 세부 평가기준, 항목별 배점 및 가중치, 최종 평가 결과를 공개해 선정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입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역별 요구를 적당히 배분하는 이른바 '나눠먹기식 의대 설립'으로 비쳐서는 안 된다고도 주장했다.

의대 신설이 지역의료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도 의문을 제기했다. 의대 졸업생이 지역에 정착하려면 의학교육뿐 아니라 졸업 이후 전공의 수련 기회, 전문의 일자리, 의료기관의 진료환경과 보상, 주거·교육 등 정주 여건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의협은 "의대 신설만으로 지역의 의료인력 부족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지역 필수의료 전문의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면 의대 신설보다 기존 지역 의과대학과 수련병원에 대한 지원을 통해 전문의를 양성하고, 지역 의료기관 취업과 장기 근무로 이어지도록 하는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수진과 교육시설, 임상실습 및 교육병원 확보 등 의학교육의 질을 담보할 구체적인 계획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의대 신설 자체를 정책 성과로 간주할 것이 아니라 지역 필수의료 전문의 확보와 의료 접근성 개선 등 실질적인 지표를 기준으로 효과를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사업이 지자체가 후보 대학을 추천하고 해당 대학과 공동으로 추진계획을 수립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국가 보건의료체계의 장기적 계획보다 지역별 유치 경쟁에 좌우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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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은 "국립의대나 국립대학병원은 국가 보건의료체계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공공 인프라인 만큼 국립의대 신설은 지자체의 건의나 요구가 아닌 국가 기본계획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며 "정부가 국가 보건의료체계의 지속가능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지 않고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정책을 추진한다면 원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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