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운잡방과 음식디미방, 남녀가 이은 조리 지식"
마이카 반덴드리세 한국국학진흥원 담당
증류주 지식 지역화의 "희귀한 증거"로 소개
남성이 기록하고 여성이 이어 쓴 조선의 조리 지식이 아시아·태평양(아태) 지역 심사대에 올랐다.
마이카 반덴드리세 한국국학진흥원 국학자원총괄실 MOWCAP 담당이 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국가기록원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태 지역위원회(MOWCAP) 제11차 총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세계기록유산 아태 지역위원회(MOWCAP)는 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국가기록원에서 제11차 총회를 열고 등재 신청 기록유산 발표를 진행했다.
'수운잡방과 음식디미방'은 마이카 반덴드리세 한국국학진흥원 국학자원총괄실 MOWCAP 담당이 소개했다. 그는 두 책이 현존하는 한국 식문화 관련 민간 기록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축에 속한다고 밝혔다. 책 속에는 남성과 여성이 세대를 넘어 조리 지식을 전하며 서로를 보완한 과정이 남아 있다. 조선 사회에서 증류주 지식이 지역화된 경위도 기록돼 있다.
수운잡방은 16세기 김유가 쓰고 김령이 보완한 책이다. 광산김씨 가문에서 400년 넘게 전승돼 2021년 보물로 지정됐다. 원형이 지켜진 데는 구조가 한몫했다. 김령이 김유의 원본과 자신이 보탠 내용 사이에 백지를 끼워 놓았다. 지금은 한국국학진흥원이 보존·연구한다.
음식디미방은 17세기 장계향이 한글로 직접 쓴 책이다. 여성이 저술했다고 알려진 현존 최고(最古)의 한국 요리책이다. 한글로 적어 가정 안의 여성도 조리 지식에 쉽게 다가가게 했다. 마이카 담당은 "장계향이 여성 후손에게 원본을 보존하면서 사본도 만들도록 지시한 점이 기록물 보존에 대한 놀라운 인식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원본은 1960년대부터 경북대 도서관에서 보존하고 있다.
두 책의 역사적 중요성은 지역화 과정에 있다. 몽골 제국 시기 증류 기술이 유라시아로 퍼진 뒤 아시아 곳곳에서는 저마다 다른 증류주가 발전했다. 한국의 소주도 그중 하나다. 마이카 담당은 "두 책이 한 지역 공동체에서 1세기 넘게 이어진 증류 지식의 발전에 관여한 사람과 장소, 시기를 알려 주는 희귀한 증거"라고 말했다.
마이카 반덴드리세 한국국학진흥원 국학자원총괄실 MOWCAP 담당이 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국가기록원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태 지역위원회(MOWCAP) 제11차 총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원본보기 아이콘그는 또 다른 가치로는 남녀의 협력을 꼽았다. 조선의 조리 지식은 주로 가정에서 구전됐고, 전수의 중심에는 여성이 있었다. 김유는 지역 공동체의 관습에 뿌리를 둔 실용 지식을 수운잡방에 적었다. 1세기 넘게 흐른 뒤 장계향은 이를 바탕으로 새 증류주 3종과 더 세부적인 증류 기법을 음식디미방에 더했다. 마이카 담당은 "두 책이 주류 6종과 요리 1종에서 같거나 밀접한 조리법을 공유한다"며 "남성과 여성의 상호 보완적인 기여를 통해 형성된 독특한 요리의 계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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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원본은 취급을 제한한 채 정기적으로 상태를 평가하는 기후 조절 수장고에 보관하는 한편, 디지털 사본으로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두 책은 국내외 전시, 학술 프로그램, 음식 체험, 문화 행사 등으로 대중과 만나고 있다. 마이카 담당은 "다양한 행사를 통해 현대 사회를 위한 문화적, 교육적, 경제적 가치를 지속해서 창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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