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철 헌정회장, 분권형 대통령제·지방분권 강화 제안
李 "대통령 주도 땐 국민 수용성 낮아"
"대화·소통 긴요…정치원로 조언 절실"
실용·중용·대화 중요성도 언급

이재명 대통령은 4일 개헌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대통령이 주도하는 개헌에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정치권의 합의가 뒷받침되지 않는 개헌은 국민적 수용성이 낮을 수 있는 만큼 국회가 여야 합의를 통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1.3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1.3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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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대한민국헌정회 회장단 및 임원진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개헌과 정치권의 협치, 국정 운영 방향 등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이날 정대철 헌정회장은 이 대통령에게 임기 내 개헌을 제안했다. 정 회장은 이 대통령이 소통과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국정 운영을 펼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상생과 협치, 통합의 정치를 위해 대화와 조정에 앞장서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분권형 대통령제로의 전환과 지방분권 강화를 강조하며 임기 내 개헌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도 함께 거론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현행 헌법이 변화한 시대적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헌 필요성에 공감했다. 현재 헌법에는 현대사회에 맞지 않는 옷과 같은 부분이 있다는 인식도 드러냈다. 다만 대통령이 개헌을 주도할 경우 국민적 수용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점도 현실적인 장벽으로 꼽았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이러한 제약을 고려해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할 수 있는 부분을 찾고, 그 합의를 토대로 개헌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헌의 당위성에는 동의하지만 추진 방식과 절차에서는 정치권의 폭넓은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미다.


정치권의 대화와 타협을 복원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합리적 토론의 장으로서 정치의 역할이 줄어든 현실에 안타까움을 나타내면서 적과도 타협해야 하듯 대화와 소통이 긴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 원로들의 경륜과 조언이 절실하다며 헌정회가 정치권의 대화와 통합을 위해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당부했다.


오찬에 참석한 헌정회원들은 경제성장의 성과가 국민의 삶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 회원은 소수가 아닌 모두의 성장을 강조한 이 대통령의 최근 시정연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여야 화합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다른 회원들은 사회 양극화 해소와 사이버 보안을 총괄할 책임자, 이른바 '사이버 보안 차르'의 필요성 등을 제안했다.


최근 이 대통령의 농어촌 기본소득 현장 방문 등 민생 행보와 한일관계 개선 노력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한 회원은 과거에는 배고픔이 문제였다면 이제는 상대적 박탈감에 따른 배아픔도 살펴야 한다며 경제성장이 국민의 행복 증진으로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정치의 목적은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있는 만큼 국정 운영은 실용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일관계 개선을 비롯한 국가 정책 전반에서 실용과 중용, 대화가 중요하다면서 '중용지도(中庸之道)'의 가치를 거듭 역설했다.


경제 상황과 관련해서는 정부 출범 이후 어려운 경제 여건을 전환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최근 경제 지표에서도 조금씩 여유가 생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경제 지표의 개선에 그치지 않고 국민 개개인이 체감할 수 있는 '내 삶의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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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간담회를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헌정회원들이 국회의원 출신인 이 대통령 역시 헌정회 회원이라며 농담을 건넸고, 이 대통령은 웃음으로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전달받은 제언을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약속하며 오찬을 마쳤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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