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 안에 약혼까지 도와준다고?"…소개팅 앱에 지친 청년들 몰리는 곳[세계는Z금]
(88)日 청년들, 연애도 결혼도 '효율적으로'
데이팅 앱 대신 전문 중매 서비스 이용
비용 부담에도 시간·노력 아끼려는 수요
일본 젊은층 사이에서 결혼정보업체를 통한 만남이 인기를 얻고 있다.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수많은 상대를 탐색하는 데 피로감을 느낀 청년들이 배우자를 보다 효율적으로 찾기 위해 이러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간과 노력을 아끼면서 원하는 상대를 빠르게 찾으려는 방식이 효율성을 중시하는 젊은층의 성향과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日 청년들, 데이팅 앱 대신 전문 중매 서비스 찾아
최근 더재팬타임즈에 따르면 도쿄 지하철에는 결혼정보업체 광고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인생의 운명적인 만남은 전문가에게 맡겨라', '100번의 데이트 앱 사용보다 한 번의 만남이 낫다' 등의 문구가 대표적이다. 데이팅 앱에서 여러 상대를 만나는 것보다 결혼이라는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을 소개받는 편이 실속 있다는 메시지가 담긴 것이다.
매체는 "진정한 사랑은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소중할지 모른다"면서도 "일본에서는 20대들이 결혼 상대를 빠르게 찾을 수 있다는 기대를 안고 높은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결혼정보업체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일본에서는 친척이나 지인 등이 미혼 남녀를 소개하는 '오미아이'라는 중매 관습이 널리 퍼져 있었다. 이후 데이팅 앱이 이를 대신했지만, 최근에는 전문 상담사가 중매에 나서는 결혼정보업체가 젊은층 사이에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데이팅 앱에 대한 피로감이 자리하고 있다. 앱에서 상대를 찾고 메시지를 주고받은 뒤 실제 만남으로 이어가는 과정이 번거로운 데다, 연락을 끊고 잠적하거나 신분을 속이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또 사회적 교류 범위가 좁아지면서 전문가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상대를 소개받으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약혼 성공하면 175만원 수수료 내야
전문 중매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도쿄에 본사를 둔 결혼정보업체 IBJ가 주목받고 있다. 해당 업체는 회원 가입부터 첫 만남, 약혼까지 약 3개월 안에 이뤄지도록 돕는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직장인 다이젠 야스다(28)도 업체에 가입한 청년 중 한 명이다.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의 그는 중매 서비스에 대해 "결혼이라는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을 가장 빠르게 찾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야스다는 가입 한 달여 만에 만남을 이어갈 상대 후보를 두 명으로 추렸다.
상담사는 야스다와 모의 데이트를 진행하며 대화 방식과 난처한 질문에 대응하는 방법을 알려줬다. 외모 관리와 메시지 예절은 물론 데이트 장소와 일정까지 조언했다.
다만 이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적지 않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IBJ와 제휴한 결혼정보업체들은 업체별로 요금과 가입 자격이 다르지만, 회원들은 일반적으로 월 30~100달러(약 4만원~13만5000원)의 회비와 650~1300달러(약 87만원~175만원)의 가입비를 부담한다. 약혼에 성공하면 1300달러의 성공 수수료도 추가로 내야 한다.
가입 자격 역시 제한적이다. 일반적으로 안정적인 소득이 있어야 하며, IBJ가 직접 운영하는 최대 규모의 결혼정보업체는 여성 20~39세, 남성 25~49세로 가입 연령을 제한하고 있다.
이시자카 시게루 IBJ 최고경영자(CEO)는 결혼정보업체가 단순히 상대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결혼에 이르는 과정 전반을 지원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이 가능한 한 빨리 결혼할 수 있도록 인간만이 제공할 수 있는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효율성 중시하는 청년들…전통 중매업계는 우려
전문가는 효율성을 중시하는 젊은층의 성향이 결혼정보업체 이용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도카이대에서 연애 심리학을 연구하는 준코 야마다 교수는 "점점 디지털화되는 사회에서 연애 과정을 안내해 줄 누군가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층이 삶의 여러 영역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경향을 보인다며, 결혼정보업체가 결혼 의사가 확실한 사람끼리 연결해 준다는 점에서 이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업형 중매 서비스가 전통적인 중매의 의미를 훼손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결혼을 정해진 일정에 맞춰 진행하도록 압박하고, 연애와 결혼을 수익 창출의 수단으로 만든다는 지적이다.
44년간 중매업을 해온 가토 이쿠코는 기업형 결혼정보업체들이 사업에만 지나치게 집중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까지 1300쌍이 넘는 커플을 맺어줬으며, 이들 가운데 이혼한 부부는 한 쌍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대의 기업형 중매업체들은 내가 하는 일을 할 수 없다"며 "그들은 사업에만 너무 집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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