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슈퍼투스칸 '사시카이아' 생산자
프리실라 인치사 델라 로케타 인터뷰

이탈리아 와이너리 테누타 산 귀도의 전경. 테누타 산 귀도 홈페이지 캡쳐

이탈리아 와이너리 테누타 산 귀도의 전경. 테누타 산 귀도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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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의 품질이 떨어지면 절대 와인으로 만들지 않습니다."


이탈리아 와이너리 '테누타 산 귀도'의 오너 3세인 프리실라 인치사 델라 로케타는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르몽뒤뱅에서 진행한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품질에 있어서 절대 타협은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테누타 산 귀도는 이탈리아 와인을 전 세계적인 반열에 올린 '슈퍼투스칸'의 시초로 꼽히는 와인 '사시카이아'를 생산하는 와이너리다. 슈퍼투스칸은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에서 전통 규정을 벗어나 카베르네 소비뇽 등 국제 품종과 혼합해 만든 와인을 지칭하는데, 특히 사시카이아는 '이탈리아 와인을 바꾼 최초의 혁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시카이아를 포함한 테누타 산 귀도의 연간 와인생산량은 18만병에 불과하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와인에 빠져진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사시카이아 웃돈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프리실라 오너 3세 "포도밭, 토양·자연보호가 가장 중요"

'슈퍼투스칸의 상징'으로 불리는 와인 사시카이아를 생산하는 테누타 산 귀도의 오너 3세인 프리실라 인치사 델라 로케타. 아영FBC 제공

'슈퍼투스칸의 상징'으로 불리는 와인 사시카이아를 생산하는 테누타 산 귀도의 오너 3세인 프리실라 인치사 델라 로케타. 아영F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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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실라는 영국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한 뒤 런던과 로마 등에서 아트 갤러리 경력을 쌓은 뒤, 2000년대 초반 자연스럽게 가업에 합류했다. 프리실라의 조부인 마리오 후작이 포도밭을 일구며 기틀을 다지고 부친인 니콜로 후작이 테누타 산 귀도의 확장과 현대화를 이끌었다면, 프리실라는 전 세계 와인 시장을 누비며 테누타 산 귀도의 전통성과 장인 정신을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프리실라는 포도밭을 제외한 나머지 땅을 숲과 야생동물 보호구역, 경주마 목장으로 보존하면서 가문의 생태적 유산을 매우 중요하게 관리하고 있다. 특히 품질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기반으로 와인메이커가 바뀌거나 세대가 교체되더라도 사시카이아 특유의 우아함과 높은 산도, 절제된 오크 터치, 장기 숙성 잠재력이라는 고유 스타일을 유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테누타 산 귀도 소유의 땅 2500ha 중 120ha 정도에서만 포도를 재배할 정도로 할아버지 때부터 이어져 온 있는 그대로의 야생과 산림, 동물 등의 다양성을 보전하는 철학을 유지하고 있다"며 "재배 기간이 짧거나 관리되지 않은 밭에서 수확한 포도는 원하는 품질이 나오지 않는다. 포도밭마다 고유한 특성을 살리고 다양한 요인 등을 종합해 양조해야만 고품질의 와인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대를 지나도 이어지는 '100점 만점' 평가

사시카이아는 1967년까지 가족과 친구들을 위해 한정 생산된 와인이다. 이탈리아어로 '돌·자갈'을 뜻하는 '사시(Sassi)'가 제품명에 들어갈 정도로, 자갈이 많은 지역에서 재배된 카베르네 소비뇽 85%와 카베르네 프랑 15%를 블렌딩해 프렌치 오크에서 약 24개월간의 숙성을 거쳐 탄생한다. 짙은 루비 빛깔에 블랙커런트, 블랙체리, 삼나무, 민트, 흑연, 지중해 허브의 아로마가 어우러지면서 높은 산도와 정밀한 타닌 구조감 덕분에 20~30년 이상의 장기 숙성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사시카이아는 보르도나 나파밸리의 카베르네 소비뇽보다 파워나 구조감이 더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포도를 재배하는 토양과 기후의 차이 때문으로, 바다가 인접해 있어 신선함과 염분, 미네랄리티가 보르도나 나파밸리보다 더 강하게 느껴진다.


1985년 빈티지가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로부터 100점 만점을 받으며 전설의 반열에 올랐다. 또 2016년과 2021년 빈티지가 로버트 파커 100점을 획득하면서 '사시카이아의 정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조만간 출시되는 2023년 빈티지도 100점 만점을 받으면서 전 세계 소비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프리실라는 "어떤 빈티지를 더 선호하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평가"라며 "다만 품질에서 타협하지 않고 오히려 품질 때문에 다른 것과는 타협할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와인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시카이아는 오랜 기간 숙성하면 종합적인 향과 맛을 선사한다"며 "사시카이아 2022 빈티지는 전반적으로 따뜻한 기후에서 자라서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 2023년 빈티지는 클래식하고 조금 더 전형적인 환경에서 재배됐다"고 했다.


"가문의 전통, 계승 발전 중요"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의 와이너리 테누타 산 귀도의 전경. 아영FnC 제공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의 와이너리 테누타 산 귀도의 전경. 아영Fn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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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누타 산 귀도의 출발은 194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리실라의 조부인 마리오 인치사 델라 로케타 후작은 전통적인 산지오베제 중심의 토스카나에서 벗어나 바다와 언덕, 자갈과 점토, 석회질이 섞인 토양을 지닌 '볼게리' 지역에서 카베르네 소비뇽과 카베르네 프랑 품종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당시 마리오 후작은 경주마를 훈련시키는 농장을 운영하면서 가족, 친구와 와인을 즐기기 위한 목적으로 1ha의 작은 땅에서 포도를 재배했다.1ha의 포도밭에서 만들어진 와인은 가문 내부에서만 즐기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1968년 생산된 포도로 만든 와인을 1971년 시장에 선보였고 친척인 안티노리 가문과 협력하면서 전 세계적인 찬사를 받는 사시카이아를 탄생시켰다. 마리오 후작은 안티노리 가문을 이끈 니콜로 안티노리 후작과 동서지간이다.


사시카이아는 볼게리가 세계적 수준의 카베르네 기반 와인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이탈리아 정부가 1963년 와인의 품질과 원산지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한 4단계 등급 분류 체계(DOCG, DOC, IGT, VDT)에서 뛰어난 품질을 인정받아 1994년 단일 사유지 와이너리로는 이례적으로 '볼게리 사시카이아 DOC'라는 자체 원산지 명칭을 얻었다.


프리실라는 "보르도 와인을 좋아한 할아버지는 가족, 친구들과 즐기기 위해 굉장히 소량의 포도만 재배했다"며 "지금도 가문이 소유한 땅 중에서 일부만 포도를 재배하고 있고 할아버지 때부터 이어져 온 있는 그대로의 야생과 산림, 동물 등의 다양성을 보전하는 철학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테누타 산 귀도는 프리실라의 사촌이자 가문 구성원들이 포도밭 관리, 양조, 비즈니스 영역을 전문적으로 나눠서 맡고 있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을 운영하면서 약 200명의 직원이 와이너리에 상주하고 있다. 프리실라는 가족의 전통을 유지하면서 땅과 자연을 존중하는 태도를 다음 세대에 전승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프리실라는 "가문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다음 세대에게도 전통을 계승하면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고 땅과 생명, 자연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고 했다.


"韓 소비자, 와인 전문가"


이탈리아 와이너리 ‘테누타 산 귀도’에서 생산하는 레 디페제(왼쪽부터)와 사시카이아 2023, 기달베르토와 함께 오너 3세인 프리실라 인치사 델라 로케타가 방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아영FBC 제공.

이탈리아 와이너리 ‘테누타 산 귀도’에서 생산하는 레 디페제(왼쪽부터)와 사시카이아 2023, 기달베르토와 함께 오너 3세인 프리실라 인치사 델라 로케타가 방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아영F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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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실라는 한국의 젊은 소비자에게 주목하고 있다. 어린 연령대의 소비자가 와인에 대한 관심이 많고 와인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소비자는 좋은 질문을 많이 하고 와인에 대해서 많이 알고 교육이 잘 돼 있는 것 같다"며 "지난해에는 사시카이아에 대한 질문만 했었는데, 올해는 기달베르토에 대한 질문도 많아서 굉장히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테누타 산 귀도는 사시카이아의 뒤를 잇는 '기달베르토·레 디페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기달베르토는 카베르케 소비뇽 60%, 메를로 40%를 블렌딩 한 것으로 2000년을 첫 빈티지로 선보였다. 메를로 품종이 주는 풍부한 향과 부드러운 질감에 구조감과 숙성 잠재력을 갖춘 와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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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디페제는 2002년을 첫 빈티지로 선보인 와인으로, 카베르네 소비뇽에 산지오베제를 더했다. 산뜻함과 부드러운 구조감, 토스카나 산지오베제 특유의 밝은 산미를 바탕으로 비교적 편안하게 접할 수 있는 와인이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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