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위해 덜 먹는 '감식사회'…웰니스 트렌드 확장"
'2027 식품외식산업 전망' 강연
문정훈 서울대 교수, 내년 트렌드 전망
미셸 리 글리코 총괄 디렉터 등 분석
"음식으로 건강관리…웰니스가 생활 전반 영향"
개인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주는 식품을 찾는 '웰니스 트렌드'가 지속되는 가운데 우리 사회는 음식 섭취량을 빠르게 줄여나가는 이른바 '감식사회(減食社會)'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소비자들이 먹거리를 통해 선제적으로 건강 관리에 나서는 차원에서 식음료의 양과 질을 조절하는 등 생활방식과 가치관의 변화가 발생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027 식품외식산업 전망'을 개최했다. 행사 첫 순서로 식품·외식 산업 트렌드 분석에 나선 문정훈 서울대 푸드비즈니스랩 교수는 내년 푸드 트렌드 분석 첫 키워드로 '감식사회'를 제시했다. 그는 한국인이 자주 먹는 일상식 메뉴 상위 20개를 시기에 따라 비교 분석한 결과 먹는 양과 빈도가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푸드비즈니스랩이 오픈서베이 푸드다이어리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일상식 1위인 '일반 밥' 섭취 빈도가 과거 2년(2023년 6월~지난해 5월)에 비해 최근 1년(지난해 6월~올해 5월) 8.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일반 밥을 먹는 횟수가 219회에서 200회로 줄어든 것이다. 밥 외에도 국탕류나 찌개, 라면, 김밥 등 대부분의 음식 섭취 빈도가 줄었다.
음식을 섭취하는 시간대별로 살펴보면 모든 시간대에서 음식 섭취 감소가 발생했으나 특히 오후 10시 이후인 야식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연령대별로는 50대 남성을 제외한 20~50대 남녀 모두 음식 섭취를 줄였다고 한다. 문 교수는 웰니스 식문화 속에서 섭취 끼니 횟수나 음식 수, 음료수, 주류 수까지 모두 줄었다"며 "1인당 1년에 사라진 섭취 끼니 횟수가 약 25회로 한 달에 두 끼씩 줄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트렌드는 수년 전부터 지속해온 웰니스 트렌드 확산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탄수화물과 당류 관리에 관심을 보여온 소비자들이 음식 섭취 자체를 줄이며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문 교수는 내다봤다.
이 행사 트렌드 분야 연사로 나선 미셸 리 글리코 아시아·태평양 지역 마케팅 총괄 디렉터와 이서윤 민텔코리아 인사이트팀 애널리스트도 이 자리에서 웰니스 트렌드가 소비자의 식생활 변화로 이어지고 생활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리 총괄 디렉터는 소비자들이 질병을 치료하는 방식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에 투자하는 차원에서 단백질, 식이섬유 등을 섭취하면서 선제적으로 건강 관리를 하려는 움직임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 건강이나 단백질, 식이섬유, 다이어트 보조식품 등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건강을 강조한다고 해서 맛과 즐거움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저당이면서도 로컬 풍미를 살린 제품이나 단백질 강화 디저트 같은 제품이 눈길을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 총괄 디렉터는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서 동시에 건강에 좋은 차를 마신다거나 밤늦게 자면서 멜라토닌을 복용해 수면의 질은 높이려는 등 일종의 '펑크 웰니스(Punk Wellness)'를 추구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도 건강과 헬시 에이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운동만이 아니라 영양, 회복, 수면 등 일상 전반을 관리하는 생활방식으로 액티브 라이프스타일이 확장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운동 전·중·후의 에너지와 수분 보충에서 회복, 컨디션 관리까지 식음료가 담당하기 시작했다고 봤다. 식음료와 스킨케어가 결합된 통합적인 웰니스 영역으로 접근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으며, 정신건강을 위한 셀프케어 식음료 제품도 소비자의 손길이 닿고 있다고 봤다.
전문가들은 웰니스 트렌드와 함께 소비자들이 식품을 통해 가치와 즐거움을 추구하겠다는 니즈가 강해지고 있다는 점 또한 강조했다.
리 총괄 디렉터는 체험 소비가 부상하면서 소비자들이 제품 자체를 구매하기보다는 제품이 제공하는 경험과 느낌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장에서 강연을 듣던 국내 식품·외식업계 관계자들에게 "제품 자체를 판매하는 것은 단지 기능을 판매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제품이 아닌 (소비자가 느낄) 감정을 살려 판매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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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교수도 내년 식품 트렌드의 일환으로 '레이어드 음료·푸드의 확산'을 언급했다. 그는 "눈으로 보고 입으로 맛보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공유하는 음료가 관심을 받고 있다. 마시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경험이 됐다"며 "레이어를 설계하는 쪽으로 디저트가 바뀌어나가고 있다. "다양한 식감과 맛, 플레이버를 층층이 쌓아서 올리거나 안으로 넣는 것이 앞으로 음료와 디저트 시장에 큰 변화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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