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배송 수익성 반토막
3분기 누적 영업손실 1.8조원
공정위 추가 제재에 연간 적자 2조원 넘을까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할인 혜택을 늘리고 있는 쿠팡이 제조사들의 잇따른 가격인상까지 이어지면서 수익성 압박을 받고 있다. 주요 식품 및 생활용품 제조사들이 원가상승을 이유로 제품가를 올리면서 직매입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로켓배송의 수익성 부담이 커지면서다. 여기다 개인 정보 유출 과징금에 이어 공정거래위원회의 추가 제재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쿠팡의 경영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4일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가 발표한 3분기 실적에 따르면 로켓 배송 등을 포함한 핵심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의 조정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54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급감했다. 매출 대비 이익 비율인 조정 EBITDA 마진 역시 지난해 3분기 8.8%에서 올해 4.5%로 반토막 났다.
쿠팡 전체로도 642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지난 7월 발생한 인천 물류 센터 화재 관련 일회성 비용 3540억원을 제외하더라도 적자 규모는 2883억원에 달했다.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핵심 사업에서 벌어들이는 이익 규모가 급감하면서 수익성 회복에 빨간불이 켜졌다.
제조사 가격은 오르는데 할인은 확대…로켓배송 수익성 '직격탄'
로켓배송의 수익성을 압박하는 요인 중 하나는 하반기 들어 본격화된 제조사들의 가격 인상 움직임이 꼽힌다. 지난 7월부터 식품업체들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이 잇따랐다. CJ제일제당은 햇반과 만두 등 27개 품목 가격을 평균 8% 인상했다. 대표 제품인 햇반은 12%, 만두는 4.6% 올랐다. 오뚜기 역시 카레·케첩·당면·후추 등 29개 품목의 출고가를 인상했다. 후추류는 평균 17%, 당면류는 10%, 카레와 케첩류는 각각 6.1% 올랐다. 풀무원도 냉동볶음밥과 만두 등 30개 품목의 소비자가격을 평균 6.7% 인상했다.
이처럼 주요 제조사들이 잇따라 가격을 올리면서 브랜드 상품을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쿠팡에도 원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쿠팡Inc의 3분기 연결 매출원가율은 74.3%로 전년 동기(70.6%) 대비 3.7%포인트 높아졌다. 매출 100원 중 상품 매입과 판매에 직접 소요되는 비용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다만 여기에는 인천 물류센터 화재에 따른 재고 손실도 포함됐다.
쿠팡은 상품 매입 가격이 오르더라도 이를 소비자가격에 온전히 반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이탈한 고객을 되찾아야 하는 데다 네이버 등 경쟁 플랫폼과의 가격 경쟁도 치열한 탓이다. 가격 인상분을 자체적으로 흡수하거나 할인·쿠폰 혜택을 늘리면서 매출은 확대됐지만, 상품 판매에서 남는 이익은 줄어든 것이다.
쿠팡은 3분기에도 대규모 할인행사를 이어갔다. 지난 7월에는 대표 할인행사인 '와우 멤버스데이'를 열어 식품과 생필품 등 주요 상품을 최대 70% 할인하고 회원 대상 쿠폰 혜택을 제공했다. 뷰티와 생활용품 등으로도 기획전을 확대하며 고객의 구매를 유도했다.
이 같은 전략은 고객 회복에는 효과를 내고 있지만, 수익성은 크게 떨어졌다. 쿠팡의 3분기 프로덕트 커머스의 조정 에비타(상각 전 영업이익)은 54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줄었다. 현금창출능력이 거의 절반 줄어든 것으로, 올해 2분기(-42%), 1분기(-35%)보다 감소폭이 컸다. 프로덕트 커머스 마진율은 4.6%로, 전년 동기 대비 4.24%포인트 감소했다.
여기에 기존 물류망의 고정비 부담까지 겹쳤다. 사고 이전 주문량을 기준으로 구축한 물류 설비와 배송망을 유지하는 비용은 그대로 발생하는 반면 고객 이탈로 물동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비용 효율성이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프로덕트 커머스 수익성 악화에 대해 고객 지출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높은 수준의 프로모션 비용과 공급망 차질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과징금 청구서도 남았다…연간 영업손실 2조원 돌파 가능성
수익성 회복을 위한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추가적인 규제 리스크도 변수다.
쿠팡은 올해 2분기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부과한 6247억원의 과징금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83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3분기에도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조8318억원으로 불어났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벌어들인 영업이익 합계 1조8987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의 쿠팡이츠 관련 제재도 남아 있다. 공정위는 쿠팡이츠가 입점 음식점에 다른 배달앱보다 불리하지 않은 가격과 거래조건을 요구했다는 이른바 '최혜대우' 혐의와 쿠팡의 와우 멤버십 등을 활용한 쿠팡이츠 끼워팔기 혐의를 심의하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공정위 심사 과정에서 최혜대우 요구 사건의 예상 과징금은 250억~420억원 수준으로 거론됐다. 끼워팔기 혐의에 대해서도 최대 2000억원대 과징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쿠팡의 누적 영업손실은 1조8318억원으로, 4분기에 추가 영업손실이 발생하거나 과징금이 실적에 반영될 경우 연간 영업손실이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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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올해 3분기까지 이어진 수익성 악화가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이 요인들 중 어느 것도 구조적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며 "내년에는 프로덕트 커머스 마진이 개인정보 사고 이전 수준에 근접하게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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