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업주가 노동자와 함께 유해·위험 요인을 찾아 개선하는 위험성평가 제도를 강화한다. 위험성평가를 실시하지 않거나 노동자를 참여시키지 않은 사업주에게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노동자대표가 참여를 요구하면 사업주가 이를 보장하도록 의무화한다. 위험성평가 시기도 기존 사업 성립 후 1개월 이내에서 최초 작업 시작 전으로 앞당긴다.


고용노동부는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업장 위험성평가에 관한 지침' 전부개정고시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산업안전보건법과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로, 노동자 참여와 사업주 책임을 강화하고 위험성평가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위험성평가는 사업주가 노동자와 함께 사업장의 유해·위험 요인을 파악하고 개선하는 자율적 산재예방 활동이다. 2013년 제도화됐지만 일부 사업장에서 평가를 실시하지 않거나 형식적으로 운영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정부는 과태료 규정을 신설하고 노동자 참여권을 확대하는 등 제도 개편을 추진해왔다.


14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6 한국건설·안전박람회에서 참가 업체가 고소작업 안전 장치를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6 한국건설·안전박람회에서 참가 업체가 고소작업 안전 장치를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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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고시에 따르면 위험성평가를 실시하지 않은 사업주는 위반 횟수에 따라 1차 500만원, 2차 700만원, 3차 100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노동자를 참여시키지 않거나 노동자대표의 참여 요구를 거부한 경우에는 각각 1차 150만원에서 3차 500만원까지 부과한다.

위험성평가 실시 일정과 결과를 노동자에게 공유하지 않은 경우에도 과태료가 부과된다. 일정과 결과를 모두 공유하지 않으면 1차 150만원, 2차 300만원, 3차 500만원이다. 둘 중 하나만 공유하지 않으면 각각 100만원, 200만원, 300만원이다. 평가 결과를 기록하거나 3년간 보존하지 않은 경우에도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과태료 적용 시점은 사업장 규모에 따라 다르다.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과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건설 현장은 2027년 1월 1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과 공사금액 50억원 미만 건설 현장은 2028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노동자대표의 참여권도 강화된다. 노동자대표가 사업주에게 위험성평가 참여를 요구하면 사업주는 참여 일정과 방법, 범위 등을 협의해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노동자의 의견이 평가 과정에 실질적으로 반영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위험성평가 실시 시기는 기존 사업 성립 후 1개월 이내에 평가에 착수하면 됐지만, 앞으로는 최초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평가를 마쳐야 한다. 산업재해 발생 등으로 실시하는 수시평가도 기존에는 작업 재개 전까지 실시하면 됐으나 개정 고시에서는 모든 경우 작업 시작 전까지 완료하도록 했다. 정기평가는 기존의 엄격한 1년 주기에서 매년 1회 이상 실시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신규 채용되거나 작업 대상과 내용이 변경된 노동자에게는 작업 시작 전 해당 작업의 위험성평가 결과를 안전보건교육 등을 통해 공유해야 한다. 노동자에게 평가 일정을 사전에 알리는 규정도 새로 마련됐다. 도급사업장의 위험성평가 방식도 바뀐다. 기존에는 도급인과 수급인이 각각 평가를 실시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각각 실시하거나 공동으로 실시할 수 있다. 공동평가를 할 경우 도급인과 소속 노동자, 수급인과 소속 노동자가 함께 참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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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제도 개편이 현장에 안착하도록 사업주단체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과태료가 먼저 적용되는 5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집중 홍보와 교육을 추진할 계획이다. 고시에 담기지 않은 세부 사항을 안내하는 사업장 안내서와 질의응답(FAQ) 해설서도 연내 배포한다.

류현철 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이번 제도 개편으로 위험성평가가 모든 일터의 핵심 안전관리 수단으로 자리 잡게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형식이 아닌 실효적인 위험성평가가 현장에 정착될 수 있도록 사업주와 노동자 모두 함께 적극적으로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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