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t 모형 벗고 준상용급 검증
성공시 식수 65만t 공급 본궤도

정부가 낙동강 식수 갈등을 풀 대안으로 꼽히는 '복류수' 취수 방안을 구체화하기 위해 하루 1000t 규모의 시험용 취수시설 설계에 들어갔다. 지금까지는 하루 33t 수준의 작은 모형으로 실험했다. 이번에는 실제 현장에서 쓸 수 있는 규모에 가깝게 키워, 물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뽑을 수 있는지와 수질이 얼마나 좋은지를 제대로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낙동강변 물든 가을 안동, 코스모스·케나프 정원 장관영가대교 아래 핑크뮬리 7만여 본 11월 초까지 분홍빛 경관. 아시아경제

낙동강변 물든 가을 안동, 코스모스·케나프 정원 장관영가대교 아래 핑크뮬리 7만여 본 11월 초까지 분홍빛 경관.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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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낙동강 하류 환경에 맞는 하루 1000t급 시설의 설계안과 기준 마련 작업을 시작했다. 국내 복류수 취수시설 운영 사례와 낙동강 현장 여건을 비교·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내년에 낙동강에 시설을 직접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다. 복류수는 강바닥 모래·자갈층 아래로 자연스럽게 걸러진 물이다. 강물을 바로 끌어 쓰는 것보다 깨끗하다. 앞서 대구시와 정부 공동검증단이 진행한 소규모 실험에서는 물이 탁한 정도(탁도)가 82~83% 줄었고, 유기물로 인한 오염 정도를 나타내는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도 37~39% 감소했다. 녹조 독소도 검출되지 않았다.

다만 과제도 남았다. 물속 유기물의 양을 나타내는 지표인 총유기탄소(TOC)가 하천 생활환경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취수량을 41t에서 33t으로 낮춰야 했다. TOC는 물속에 존재하는 유기물질에 포함된 탄소의 총량을 측정한 값으로, 수질의 유기물 오염 정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수십 t 규모의 모형으로는 계절에 따른 강 수위 변화, 곳곳마다 다른 강바닥 구조, 미세한 흙이 쌓여 물길이 막히는 문제 등을 확인하기도 어려웠다. 정부가 규모를 크게 키운 이유다. 하루 1000t 규모로 물을 계속 뽑아 보면서 수질 정화 능력과 물을 모으는 효율을 함께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룸에서 원전 공론화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6.9.22 조용준 기자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룸에서 원전 공론화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6.9.22 조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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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이 성공하면 대구시가 검토 중인 하루 65만t(공급량 58만8000t) 규모의 복류수 공급 사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다른 지역에서 물을 끌어오지 않고도 낙동강 본류에서 깨끗한 식수를 직접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사업은 '2030년 낙동강 본류 수질 1등급'과 영남권 먹는 물 불안 해소를 약속한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와도 맞닿아 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지난해 말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송수관을 새로 까는 대신 강변여과수·복류수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했고, 이 대통령은 신속한 집행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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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수질 논란은 1991년 구미산단 페놀 유출 사태를 시작으로 유해 화학물질 사고가 수십 년간 되풀이되며 불거졌다. 안동댐이나 구미 해평취수원 등 상류로 취수원을 옮기는 방안도 추진됐지만, 물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와 상류 지역 주민 반발 등 지자체 간 이해관계가 얽혀 30년 넘게 제자리걸음이었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번 시험으로 사계절 안정적인 취수 가능성과 수질 개선 효과를 확인하고, 결과에 따라 대규모 식수 공급시설로 넓힐 계획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낙동강 하상 여건에 맞는 최적의 시설 제원과 유지관리 기준을 도출해 현장 적용 가능성을 정밀하게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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