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키초 길거리 성매매 확산
SNS 통한 외국인 수요 증가

일본 도쿄의 대표적인 유흥가 가부키초에서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함께 길거리 성매매가 확산하면서 일본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방역 규제 완화 이후 성매매 여성이 늘어난 가운데 외국인 남성들의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일본에서는 성매매 여성을 처벌하면서도 구매 남성은 처벌하지 않는 현행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 도쿄 신주쿠구 가부키초의 한 거리. 픽사베이

일본 도쿄 신주쿠구 가부키초의 한 거리.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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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도쿄 신주쿠구 가부키초에서 확산하는 길거리 성매매 실태와 이를 둘러싼 일본 내 규제 논의를 조명했다.

가부키초는 식사와 술, 노래방 등을 즐기려는 현지인과 관광객이 몰리는 도쿄의 대표적인 유흥가다. 그러나 화려한 네온사인 뒤편 골목에서는 돈을 받고 성매매를 제안하는 여성들도 찾아볼 수 있다.


일본에는 다양한 형태의 성인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성매매 산업이 형성돼 있다. 그러나 3년 전 코로나19 관련 규제가 완화된 이후 관광객 증가 등의 영향으로 거리에서 직접 성매매 상대를 구하는 여성들이 늘었다. 이들은 폭력과 성병 감염 등 각종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일본 경찰은 지난해 가부키초의 한 공원 주변에서 성매매한 혐의로 여성 112명을 체포했다. 일본어로 '길거리에서 서성거린다'는 뜻의 속어인 '다친보'가 확산하면서 일본이 국제 성매매 관광지로 알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최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가부키초를 알게 된 외국인 남성들의 유입도 늘고 있다. 이들은 스마트폰 번역 앱을 이용해 여성들과 직접 조건을 협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부키초에서 취약계층 여성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레스큐 허브의 아라타 사카모토 대표는 "이런 현상으로 일본의 이미지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며 "외국인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 사회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본, 성매매 구매 남성 처벌 논의

현행 일본 매춘방지법은 공공장소에서 성매매를 권유하거나 호객행위를 하면 징역 6개월 또는 2만엔(약 17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성매매를 구매하는 남성은 처벌 대상이 아니다.


이에 시민단체와 일부 정치인은 성매매 구매자에게도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 법무성 전문가 패널도 지난 9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행법이 불균형적이라며 구매자 역시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법무성은 현재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이다.


야마노이 가즈노리 입헌민주당 의원도 구매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의회에서 "세계 각국이 성매매 구매자를 단속하는 상황에서 일본에서는 구매자들이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AI로 추출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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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키초 주민들도 성매매 증가로 지역 이미지와 분위기가 훼손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관련해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단체는 거리 순찰과 일본어·영어 안내 방송 등을 통해 성매매를 경고하고 있지만 효과는 제한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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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단속이 강화되면서 성매매 여성들은 신주쿠역 인근 러브호텔 입구 주변의 좁은 골목으로 활동 장소를 옮겼다. 지난해 가부키초에서 체포된 여성 75명 가운데 9명은 10대였다. 시민단체에 따르면 성매매 대가는 1시간에 평균 1만5000엔(약 13만원) 수준이다.

비범죄화 주장도…여성 지원책 필요

성매매 여성에 대한 처벌보다 비범죄화와 제도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휴먼라이츠워치 연구원들은 이달 일본 닛케이아시아 기고문에서 성매매 구매 남성을 처벌하면 거래가 더욱 은밀해져 여성들이 더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매매 종사자들에게도 노동권 보호와 의료·주거 지원 등 사회복지 혜택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카모토 대표는 "임대료와 생활비 지원이 없다면 많은 여성이 계속해서 자신의 몸을 팔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지원책 마련을 촉구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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