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마당서 37분간 불법 개조한 총 발사
당시 2명 현역 해병대, 견주 "합의 없어"
경남 거제의 한 식당에 침입해 반려견들을 향해 약 37분간 불법 개조한 비비탄총을 난사한 20대 남성 3명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피해 반려견 3마리 가운데 2마리는 사건 이후 숨졌고, 살아남은 1마리는 한쪽 눈을 적출하는 중상을 입었다.
경남 거제 한 식당에 있던 반려견들에게 비비탄 수백발을 쏘고 있는 모습. 오른쪽은 해당 사건으로 한쪽 눈을 잃은 '매화'. 유튜브 멍멍이 삼촌과 동행 반려견행동교정·JTBC 자료화면 캡처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동부지원 형사5단독 김은수 판사는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 등 3명에게 각각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피해자와 합의할 기회를 주기 위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A씨 등은 지난해 6월 8일 오전 1시께 경남 거제시 일운면의 한 식당에 침입해 마당에 묶여 있던 반려견들을 향해 불법 개조한 비비탄 권총을 약 37분간 여러 차례 발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이들은 인근 펜션에 투숙 중이었으며, 피고인 가운데 2명은 범행 당시 현역 해병대 장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폐쇄회로(CC)TV에는 반려견들이 공격을 피해 개집 안으로 몸을 숨긴 뒤에도 이들이 비비탄을 계속 쏘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범행 과정을 직접 영상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에는 "이마 쏴, 이마", "넌 오늘 죽었어"라는 말까지 담긴 것으로 전해지면서 공분을 샀다.
피해 반려견들의 피해도 컸다. '매화'는 온몸에 상처를 입고 한쪽 눈을 적출했다. '깨'는 치아가 부러지고 신경계 손상을 입어 치료를 받았으나 지난 5월 19일 결국 숨졌다.
또 다른 반려견 '솜솜이'는 온몸에 피멍이 든 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건 다음 날 숨졌다. 다만 솜솜이의 사망과 비비탄 난사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아 사망 관련 혐의는 공소사실에 포함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범행 수단과 방법, 당시 정황 등을 고려할 때 죄질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피해자 주거지에 침입해 반려견들에게 비비탄총을 여러 차례 발사해 상해를 입히고 고통을 가하는 동시에 재물을 손괴했다"며 "범행 수단과 방법, 정황 등에 비춰 죄질이 무겁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피고인 2명에게 각각 징역 2년, 나머지 1명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사실관계 자체를 인정한 점과 일부 피고인에게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앞서 "이 사건은 살아 있는 생명을 향해 집단으로 불법 개조 총기를 난사한 잔혹한 폭력"이라며 가해자들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재판 당일에도 동물보호단체와 해병대 예비역연대가 법정을 찾아 각각 12만명과 10만명의 서명을 모은 엄벌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주식시장 다 망가졌네…이제 이해할 수 없는 수준" 경고장 날린 월가 큰손
피해 견주 측은 "끝내 가해자로부터 진정한 사과를 받지도 못했다"며 "앞으로도 합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병대 예비역연대 역시 "해병대 명예를 실추시킨 이들을 해병대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실형 선고를 환영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