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스타엔터프라이즈 앞세워 "연내 베트남 항로 진출"

카페리·로로·컨테이너 결합, 공동운항 네트워크 확장

북극항로 시범운항 성공 이어 AI·데이터 기반 시스템

팬스타그룹이 한·중·일을 넘어 동남아시아와 유럽까지 연결하는 글로벌 종합선사로 도약할 태세다.


카페리와 로로선으로 쌓은 고속운송 경쟁력에 컨테이너선 사업을 더해 화물의 특성과 운송 수요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종합선사로 변신을 꾀한다. 신규 컨테이너 사업의 중심에는 그룹 상장사인 팬스타엔터프라이즈가 있다.

팬스타그룹의 전략은 선박 수를 늘려 대형 선사와 맞붙는 방식과 다르다. 긴급화물은 카페리와 로로선으로, 대량화물은 컨테이너선으로 나눠 운송 효율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속도가 중요한 화물부터 운송비를 중시하는 화물까지 한 그룹 안에서 대응할 수 있도록 사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


팬스타그룹에서 컨테이너 사업을 총괄하는 엄상훈 부회장은 "다선종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기존 선사들과 차별화된 종합선사로 나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30여년간 고속 해상운송 분야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되, 무리한 선대 확장보다 시장 수요를 확인하며 성장하겠다는 구상이다.

팬스타그룹 컨테이너사업을 총괄하는 엄상훈 부회장이 그룹의 글로벌 종합선사 도약 비전을 말하고 있다.

팬스타그룹 컨테이너사업을 총괄하는 엄상훈 부회장이 그룹의 글로벌 종합선사 도약 비전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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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스타그룹은 2024년 컨테이너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카페리와 로로선은 반도체 제조장비처럼 신속하고 정밀한 운송이 필요한 화물에 강점이 있지만, 물량이 많고 비용이 중요한 화물까지 폭넓게 맡기에는 한계가 있다. 컨테이너선 사업은 기존 서비스를 대체하기보다 운송 선택지를 넓히는 역할을 한다.

아시아 역내 교역 확대도 사업 전환의 배경이다. 2025년 인트라 아시아 컨테이너 시장은 전년보다 약 5% 성장해 세계 컨테이너 시장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중국에 집중됐던 생산거점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으로 분산되는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도 한국과 동남아시아를 잇는 물동량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동남아시아 컨테이너 사업 진출의 선봉은 팬스타엔터프라이즈이다.


베트남·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를 대상으로 항만 여건과 산업 구조, 물동량을 살펴 단계적으로 진입한다. 선복 구매로 시장성을 확인하고 공동운항으로 서비스를 안정화한 뒤, 수요가 충분해지면 자체 선박을 투입하는 3단계 전략이다.


첫 진출 시장은 베트남이다. 팬스타엔터프라이즈는 동남아 항로에 투입할 선박을 용선 방식으로 확보하고 외항 정기화물운송사업자 등록도 준비하고 있다.


베트남 북부 하이퐁에는 삼성전자와 LG이노텍 등 전자산업 클러스터가 형성돼 있어 한국발 원부자재와 중간재, 완제품 운송 수요가 있다. 중국 협력사 시노라인이 부산과 하이퐁을 연결하고 있어 환적 없이 서비스를 구성할 수 있다는 점도 진출을 검토하는 이유다.


베트남 남부 호찌민에서는 초기 선복 구매로 시장에 진입한 뒤 1700~1800TEU급 방콕막스 선박을 공동운항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태국은 방콕항과 람차방항을 중심으로 공략한다. 한국발 화학제품과 자동차부품 수요를 겨냥하고, 방콕항의 흘수 제한을 고려해 방콕막스 선박을 활용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는 중장기 성장 시장으로 잡았다. 자카르타·수라바야·세마랑을 중심으로 시장조사와 선복 구매를 진행한 뒤 공동운항을 거쳐 3000TEU급 선박을 투입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현지 니켈 산업 고도화와 한국 배터리·소재 기업의 투자 확대에 따라 원부자재와 설비 운송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엄 부회장은 동남아시아에 처음 진출할 때부터 대형 선박을 단독 투입하기보다 공동운항으로 시장성을 확인하는 방식을 구상했다. 공동운항(VSA)은 참여 선사들이 각자 선박을 투입하고 선복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이면서 항로를 넓히고, 파트너 선사와 화물을 교환해 선박 적재율을 높일 수 있다.


중국 사업도 확대한다. 현재 한일 구간에서는 부산과 오사카·고베·도쿄·요코하마를 카페리와 로로선으로 연결하고 있다. 한중 구간은 상하이와 산둥성 웨이하이를 잇고 있으며, 시노라인과 설립한 합자회사를 통해 공동운항한다.


앞으로는 북중국 중심의 네트워크를 화동과 남중국으로 넓힐 계획이다. 웨이하이·칭다오·다롄에서 상하이·닝보, 선전 셔코우·광저우 난사 등으로 연결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중국 남부 항만을 동남아시아와 이어지는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유럽 진출의 연결고리는 북극항로다. 팬스타그룹은 정부가 공모한 북극항로 시범운항 선사로 선정돼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선 왕복 항해를 마쳤다. 시범운항에서는 영국 펠릭스토우와 네덜란드 로테르담, 폴란드 그단스크에 기항했다. 팬스타 선박이 유럽 터미널에 처음 입항했다는 의미도 있다.


회사는 북극항로를 기존 사업과 동떨어진 신규 사업이 아니라 30여년간 이어 온 익스프레스 서비스의 유럽 확장으로 보고 있다. 부산에서 일본발 화물까지 확보해 유럽으로 연결하는 한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속도가 중요한 화물과 항공운송과 기존 해상운송 사이에서 대안을 찾기 어려웠던 화물을 새 수요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2026년 1항차 운항에 이어 2027년에는 최소 2~3항차를 추진한다. 중장기적으로는 해빙기인 8~10월 최대 8항차의 계절 정기운항을 목표로 삼았다. 북극항로가 한 선사의 힘만으로 완성되기 어려운 만큼, 장기적으로 국적 선사들과 운항 경험과 데이터를 공유해 국내 해운산업의 경쟁력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종합선사 도약을 위한 팬스타그룹의 화물선 운항루트 현황.

글로벌 종합선사 도약을 위한 팬스타그룹의 화물선 운항루트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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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안에 팬스타엔터프라이즈가 1700TEU급 방콕막스 선박 1척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 1800TEU·2800TEU·4300TEU급 선박을 차례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선복 구매와 공동운항으로 수요를 확인한 뒤 선대를 확대해 투자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운영 체계에는 인공지능과 데이터 기술을 접목한다. 현재 운항·화물·고객 데이터를 통합하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항로 최적화와 연료 효율 개선, 터미널 적재계획뿐 아니라 영업·운항·클레임 대응에도 AI 에이전트를 적용할 방침이다. 향후 화주에게 항만·기상·선박 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체계도 마련한다.


팬스타그룹이 그리는 다음 5년의 목표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데이터 기반 다선종 종합선사다. 한·중·일과 동남아시아를 연결하는 역내 네트워크, 북극항로를 통한 계절 원양 서비스, AI 기반 운영체계를 성장의 세 축으로 삼는다. 기존의 속도 경쟁력을 지키면서 새로운 시장은 파트너와 협력해 개척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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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실행을 맡은 팬스타엔터프라이즈가 동남아 항로에서 성과를 내고, 그룹의 사업 확장을 기업가치로 높여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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