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누적 영업손실 1조8318억
3년간 영업이익 사실상 반납
화재 비용 빼도 2883억 적자, 본업 이익 45% 감소
김범석 "내년 수익성 회복", 주가는 1년 새 반 토막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가 올해 3분기 만에 역대 최대 연간 영업적자 기록을 갈아치웠다. 누적 영업손실이 1조8318억원으로, 종전 최대였던 2021년의 연간 손실을 넘어섰다. 인천 물류센터 화재에 따른 일회성 비용을 제외해도 3분기 영업손실은 2021년 4분기 이후 최대였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구조적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면서 내년 회복에 자신감을 보였지만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하락했다.


쿠팡Inc가 4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3분기 연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39조981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늘었다. 반면 영업손실은 1분기 3545억원, 2분기 8350억원, 3분기 6423억원으로 누적 1조8318억원에 달했다.

김범석 의장은 이날 투자자 대상 콘퍼런스콜에서 공급망 차질과 개인정보 사고 이전 수요에 맞춰 구축한 설비의 고정비 부담, 이탈 고객 복귀를 위한 마케팅 투자 확대를 수익성 악화 원인으로 꼽았다.


쿠팡, 올해 누적적자 '2조' 육박…3년간 번 이익 '증발'(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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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분기 적자, 3년간 번 영업이익에 육박

올해 누적 영업적자는 종전 최대 연간 영업손실을 낸 2021년의 1조7088억원을 웃돈다. 아직 4분기가 남아 있지만 세 분기 만에 과거 한 해 적자보다 큰 손실이 쌓였다.

쿠팡Inc는 2023년 첫 연간 영업흑자를 낸 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흑자를 이어왔다. 영업이익은 2023년 6174억원, 2024년 6023억원, 지난해 6790억원으로 총 1조8987억원이었다. 올해 누적 영업손실은 이 금액의 96.5%다. 순손실도 2조원에 근접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당기순손실은 1조9608억원으로 종전 연간 최대였던 2021년의 1조7640억원을 넘어섰다. 최근 3년간 순이익 합계인 1조40억원의 약 두 배다.


3분기 매출은 99억62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 고정환율 기준 증가율은 11%로 회사 전망치인 8~9%를 웃돌았다. 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인 1427.52원을 적용한 매출은 14조2209억원이다. 하지만 영업손익은 지난해 3분기 2245억원(1억6200만달러) 흑자에서 올해 6423억원(4억5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직전 분기보다 손실은 줄었지만 2021년 상장 이후 지난 2분기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분기 영업적자다. 한 분기 손실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인 6790억원에 육박한다. 3분기 당기순손실은 7151억원(5억100만달러)이었다.


쿠팡, 올해 누적적자 '2조' 육박…3년간 번 이익 '증발'(종합2보) 원본보기 아이콘

쿠팡Inc는 지난 7월 발생한 인천 물류센터 화재 손실 비용 3540억원(2억4800만달러)이 3분기 실적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재고 손실 등 1356억원(9500만달러)은 매출원가에, 유형자산 손상차손 등 2184억원(1억5300만달러)은 판매비와 관리비에 반영됐다. 회사 측은 "화재 비용을 제외한 3분기 영업손실은 2억200만달러(2883억원), 당기순손실은 3억2100만달러(4582억원)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분기 영업손실로는 4692억원의 손실을 낸 2021년 4분기 이후 최대 규모다.


주력 사업도 외형 성장과 수익성이 엇갈렸다. 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등을 포함한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 매출은 11조9540억원(83억7400만달러)으로 달러 기준 5% 늘었다. 하지만 조정 에비타(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이익)는 5495억원으로 45% 줄었다. 감소 폭은 1분기 35%, 2분기 42%에서 더 커졌다. 조정 에비타 마진율은 4.6%로 4.24%포인트 하락했다.


개인정보 사고 이후 이탈 고객을 되찾기 위한 판촉비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쿠팡은 3분기 와우 멤버스데이와 메가뷰티쇼 등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거랍 아난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고객 지출 회복을 위한 프로모션과 마케팅 확대, 고정비 부담 등이 수익성을 떨어뜨렸다고 진단했다. 3분기 매출원가율은 74.3%로 전년 동기보다 3.7%포인트 상승했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30억1100만달러로 17.7% 늘었다. 연결 조정 에비타는 1억1600만달러로 72% 감소했다.


김범석 "고객 회복 중", 월가 기대에는 못 미쳐

김 의장은 고객 기반이 회복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와우 멤버십 회원 수가 전년 동기와 직전 분기 대비 모두 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 고객은 2520만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50만명 증가했다. 고객 1인당 매출도 47만3930원으로 6% 늘었다.


다만 그는 "개인정보 사고 이후 이탈했다가 아직 복귀하지 않은 소수 고객 집단의 영향이 남았다"고 말했다. 신규 회원 유입이 이탈 회원의 공백을 메우고 있지만 지출이 기존 고객 수준으로 늘어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회사는 4분기 고정환율 기준 연결 매출이 13~14% 성장하고, 연결 조정 에비타 마진은 3분기보다 0.5~1.5%포인트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만 투자는 확대한다. 대만 로켓배송·파페치·쿠팡이츠 등을 포함한 성장사업 부문 매출은 2조26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다. 조정 에비타 손실은 약 384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줄었지만, 회사는 대만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이 부문의 연간 손실 전망 상단을 기존 10억달러에서 5000만~1억달러 높이기로 했다.


3분기 실적은 월가의 매출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수익성은 기대에 못 미쳤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매출 전망치는 13조8712억원(97억1700만달러)이었다. 실제 영업손실은 6423억원(4억5000만달러)으로 예상치인 약 2772억원(1억9420만달러)의 두 배를 넘었다. 주당 순손실도 0.28달러로 전망치인 0.12달러보다 컸다.

쿠팡, 올해 누적적자 '2조' 육박…3년간 번 이익 '증발'(종합2보) 원본보기 아이콘

실적 발표 직후 쿠팡Inc 주가는 14.54달러로 내려앉았다. 쿠팡Inc 주가는 이날 오전 6시 30분 기준 시간 외 거래에서 약 3% 내린 14.7달러에 거래됐다.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직후인 30.22달러보다 약 52%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직후 19.08달러로 내려간 주가는 올해 1분기 17.91달러, 2분기 16달러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의 추가 제재 여부도 실적 변수로 남아 있다. 공정위는 쿠팡의 배달앱 최혜 대우 요구와 와우 멤버십을 통한 끼워팔기 혐의를 심사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최혜 대우 요구 사건과 관련해 4년간 60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상생 지원 방안을 제시하며 동의의결을 신청했지만 지난 6월 기각됐다. 추가 과징금이 올해 비용으로 반영되고 4분기 실적이 충분히 개선되지 않으면 연간 영업적자가 2조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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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규제당국의 대규모 과징금 처분은 사후 취소되거나 조정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특히 고객 신뢰 기반의 유통기업은 처분 공표 즉시 치명적인 낙인효과를 입어, 추후 재판 과정을 통해 처분이 뒤집혀도 훼손된 브랜드 가치와 유무형 손실을 회복하기 어려운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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