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장비부터 대량화물까지, 운송 시간·특성 맞춘 서비스

해운업계는 선종별로 전문화돼 있다. 컨테이너선으로 대량화물을 나르거나 자동차 운반선, 여객선 등 특정 분야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팬스타그룹은 카페리와 로로선, 컨테이너선을 함께 운영하며 화물의 특성과 운송 조건에 맞춰 수단을 달리하는 전략을 내세운다. 선박 규모보다 다양한 선종을 조합해 고객의 선택지를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강점은 고속화물페리 서비스에서 드러난다. 팬스타는 부산에서 일본 산업 중심지인 오사카와 일본 서안의 주요 거점인 쓰루가를 연결한다. 자체 통관면허를 바탕으로 당일 통관·당일 하역 체계를 갖춰 한·일 간 해상 운송 시간을 약 18시간으로 줄였다. 문전에서 문전까지 이어지는 운송의 리드타임은 약 2일 수준이다.

카페리는 여객과 화물을 함께 운송하는 선박이다. 정기적인 운항 스케줄을 활용할 수 있어 긴급 화물 운송에 유리하다. 팬스타는 이를 단순한 여객 수송 수단이 아니라 시간 경쟁력이 중요한 화물을 실어 나르는 해상 익스프레스 네트워크로 활용해 왔다.


로로선은 차량이 화물을 실은 채 선내로 들어가고 나오는 방식이다. 별도의 컨테이너 하역 과정을 줄일 수 있어 하역 시간이 짧고 화물 손상 위험도 낮다. 컨테이너 수송이 까다로운 반도체 제조장비와 건설기계, 산업설비, 프로젝트 화물에 적합하다.

팬스타그룹의 로로 화물선.

팬스타그룹의 로로 화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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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스타는 국내 대표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핵심 생산장비를 20여년간 해상 운송해 왔다. 최근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에 필요한 장비 수송도 준비하고 있다. 정밀성과 안전성, 운송 시간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화물에서 쌓은 경험이 고속 해상운송의 기반이다.

여기에 컨테이너선이 더해지면서 서비스 범위가 넓어졌다. 긴급성이 높은 화물은 카페리와 고속화물페리로, 중량물과 특수 화물은 로로선으로, 대량화물은 컨테이너선으로 운송하는 식이다. 하나의 운송 방식만 고집하지 않고 화주의 물류 조건에 따라 적합한 수단을 제안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 요소다.


이 같은 복합 선대는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의미가 있다. 화주 입장에서는 운임뿐 아니라 운송 시간과 화물의 안전성, 항로의 안정성까지 함께 따져야 한다. 여러 선종을 보유한 선사는 화물의 성격에 맞춰 대안을 제시하고, 필요하면 복수의 운송 서비스를 연계할 수 있다.


컨테이너 사업 확장과 동남아 항로 개척은 이 같은 경쟁력을 넓히는 과정이다. 신규 사업을 맡은 팬스타엔터프라이즈는 동남아 항로에 투입할 선박을 용선 방식으로 확보하고 외항 정기화물운송사업자 등록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그룹이 내세우는 차별성은 단순히 새 항로와 선박을 추가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존의 고속운송 역량에 컨테이너 네트워크를 결합해 화물별로 더 적합한 운송 방식을 제공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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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스타그룹의 다선종 전략은 해운사업의 경쟁 기준을 선대 규모에서 운송 선택지와 서비스 조합으로 넓히려는 시도다. 카페리·로로선의 속도와 특수화물 운송 경험, 컨테이너선의 대량 수송 능력을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하느냐가 종합선사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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